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며 경제 변화가 보다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EPA=연합뉴스

파월 의장은 18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책 조정을 검토하기 전에 경제의 향후 전개 과정에 대해 더 많이 파악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4.25~4.50%로 동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관세 인상은 물가를 상승시키고 경제활동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세 정책의 일부 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으며, 앞으로 몇 달간 그 영향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개인용 PC, 오디오·비주얼 장비 등 일부 소비재에서는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이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관세 효과의 규모와 지속 기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시간 모두 매우 불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일 수도, 지속적일 수도 있다”며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수정 경제전망(SEP) 점도표에서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은 2회(중간값 기준)로 유지됐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각 위원이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를 토대로 기준금리 경로를 판단한 것”이라며 “누구도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으며, 예측 능력에 대해 겸손해야 한다”며 추가적인 통화정책 방향 제시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에 도달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며 노동시장이 약화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며 “정말 다양한 시나리오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의 신중한 발언에 따라 금융시장 반응도 제한적이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03% 하락한 5980.87에 마감했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4.39%로 보합권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