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지역에 24일 ‘폭염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이런 더위가 주말까지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뜨거운 고기압 두개가 이중으로 한반도를 뒤덮는 양상이 이어지면서, 특히 서울 등 서쪽 지역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날 정례 예보브리핑을 통해 “주말에는 서쪽을 중심으로 폭염이 심화하겠다”며 “특히 서울은 오늘(24일)보다 25·26일 기온이 더 높아지면서, 서울 관측소의 기온이 38도 이상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폭염은 이중 고기압 현상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 분석관은 “우리나라 상공을 북태평양 고기압이 덮고 있고, 중국 내륙에서부터 티베트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세력을 확장 중”이라며 “이런 뜨거운 고기압들이 마치 이불처럼 이중으로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폭염이 지속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이날 오전 10시 기준 강원 태백 산지, 제주 산지 정도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돼 있다. 183개 육상 기상특보 구역 중 126곳(69%)에 폭염경보가, 51곳(28%)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주말까지는 폭염특보 수준의 더위가 계속 유지되겠다. 수도권·충청 등 한반도 서쪽 지역에서 더위가 더욱 극심하겠다. 현재 대기 하층에서는 고온다습한 남동풍이 유입되고 있는데, 이 바람이 소백산맥을 넘으면서 더 뜨거워지는 ‘푄 현상’이 기존 이중 고기압 영향에 더해질 것으로 보이면서다. 서울 낮 기온은 38도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다음주 기상 상황은 ‘폭염’ 아니면 ‘폭우’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 인근에는 총 3개의 태풍이 만들어져 있는데, 이들의 움직임과 세력에 따라 28일 이후 변동성이 커 예상이 쉽지 않다. 지난 23일 오전 제7호 태풍 ‘프란시스코’가 일본 오키나와 인근, 같은날 오후 9시 8호 태풍 ‘꼬마이’가 필리핀 마닐라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데 이어, 이날 오후 12시 괌 인근 해상에서 9호 태풍 ‘크로사’가 발생했다.
태풍의 직접적 영향은 없겠지만, 본격적 휴가철이 시작하는 주말에는 해상과 해안가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24일 밤부터 29일까지 제주도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강풍과 높은 너울이 일며 풍랑특보가 발효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대조기 기간과 겹치면서 해안 침수 가능성도 커, 해수욕객과 해안 행락객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또 26~27일엔 제주 산지를 중심으로 최대 60㎜의 비가 쏟아질 수 있다.
한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일 평균기온 평균은 24.4도로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같은 기간 1위다. 일 최고기온 평균도 29.4도로 역시 1위다. 폭염 일(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은 9.5일로 역대 2위이고, 열대야 일(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은 4.9일로 역대 두 번째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