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최대 100㎜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지며 19일 하루 동안 경상남도에서만 사망자 5명, 실종자 2명, 심정지 환자 2명 등 총 31건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5분쯤 산청군 산청읍 병정리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되며 60대 A씨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같은 날 오전 10시 46분쯤에는 산청읍 내리마을에서 또 다른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안에 있던 40대 B씨 등 2명이 숨졌고, 1명이 구조됐다.

김동민 기자 = 폭우·산사태로 인해 19일 오후 경남 산청군 단성면 내원마을 입구에 토사가 쌓여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연합뉴스

낮 12시 35분에는 산청읍 부리마을에 쏟아진 폭우로 토사가 흘러내리면서 주택 두 채가 덮였고, 이로 인해 20대 C씨 등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1분 뒤인 낮 12시 36분에는 산청군 단성면에서도 주택 침수 사고로 60대 D씨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또 다른 한 명은 실종된 상태다.

오후 4시 20분쯤에는 밀양시 청도면에서 지나가던 차량이 급류에 휩쓸리며 60대 운전자가 목숨을 잃었다. 이 밖에도 산청읍 외고리의 한 주택에서 연락이 끊긴 주민 2명을 포함해 구조가 필요한 6명과의 연락이 두절돼 소방 당국이 생존 여부를 확인 중이다. 지금까지 총 16명이 구조됐다.

16일부터 19일 오후 3시까지 경남 지역 평균 누적 강수량은 266.5㎜를 기록했으며, 일부 지역은 500㎜를 넘는 이례적 폭우가 관측됐다. 산청군 시천면은 무려 764㎜의 누적 강우량을 기록했고, 합천군 대병면 698㎜, 하동군 옥종면 643㎜로 집계됐다.

폭우로 인해 도내 도로 총 71개 노선(국도, 지방도, 면도, 농로 포함)이 침수되거나 사면이 무너지고 도로 포장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로 통제되고 있다. 특히 대전∼통영 고속도로는 비탈면 붕괴 위험으로 인해 긴급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며, 단성IC∼산청IC 구간의 상행선은 전면 통제, 하행선은 1차로만 임시로 개방된 상태다.

하천변 등 공공시설 310곳도 안전 문제로 인해 출입이 제한되고 있으며, 산사태와 침수 우려로 도내 1821가구 2350명이 대피했다. 이 가운데 1402가구 1757명은 귀가했지만, 419가구 593명은 여전히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시설물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하천 범람, 제방 유실, 농경지 침수, 산사태 등으로 현재까지 총 267건의 피해가 잠정 집계됐다.

경남도는 재난 대응 단계를 최고 수준인 3단계로 격상해 유지 중이며, 추가 피해를 막고 신속한 복구를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산청군은 전 주민을 대상으로 긴급 대피령을 발령했다.

현장을 찾은 박완수 경남지사는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단 한 순간도 방심해선 안 된다”며 “실종자 수색과 대피가 마무리될 때까지 긴장을 유지하고, 이후 복구 작업도 부서 간 긴밀한 협조 아래 신속히 진행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