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부터 중부지방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져 2명이 숨졌다. 충남 지역에는 열차 운행이 중단되고 도로가 침수됐으며, 학교는 휴교했다.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번 호우로 2명이 사망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기 오산시에서는 전날 오후 7시 4분쯤 가장동 가장교차로 수원 방면 고가도로에서 10m 높이의 옹벽이 무너지며 바로 옆 도로를 지나던 승용차를 덮쳤다. 이 사고로 차량 운전자 40대 남성 A씨는 전날 오후 10시쯤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A씨 차량은 무게 180t, 길이 40m, 높이 10m 정도의 콘크리트 구조물에 눌려 심하게 파손됐다.
충남 서산시에서는 이날 오전 3시 59분쯤 석남동 한 도로에서 차량이 물에 잠겼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원은 오전 5시 14분쯤 침수 차량에서 탑승자 3명을 구조했다. 이어 오전 6시 15분 인근에 정차돼 있던 다른 침수 차량에서 심정지 상태의 50대 남성 B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B씨는 끝내 숨졌다.
충남 청양군에서는 이날 오전 9시 34분쯤 대치면 주정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산사태로 무너진 흙더미에 매몰된 주민 2명을 오전 9시 50분쯤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들은 다리 등에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충남 서북부 지역 학교들이 침수 피해를 입으면서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휴교했다. 충남도교육청은 당진, 서산, 아산, 예산, 홍성 등 5개 시군 모든 학교에 대해 일괄 휴교 조처를 내렸다. 충북 청주시는 오송읍 호계리·상봉리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3개 시·도 5개 시·군에서 313세대 1070명이 일시 대피했다. 이 중 287세대 1041명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당국은 267세대 975명에게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학교 등 임시 주거시설을 제공했다.
많은 비가 내리며 목포~홍도, 격포~위도, 군산~어청 등 31개 항로 여객선 39척 운항이 통제됐다. 북한산과 지리산 속리산 등 15개 국립공원 374개 구간은 입산이 금지됐다. 하천변 90개 구역과 69개 둔치 주차장도 출입이 통제 중이다.
한국철도공사는 이날 오전 4시 30분부터 경부선 서울역~대전역 일반열차 운행을 일시 중지했다. 장항선 천안역~익산역, 서해선 홍성역~서화성역 일반열차 운행도 멈춘 상태다. 1호선 전동열차는 평택역에서 신창역까지 구간이 일시 운행 중지됐다. 오전 9시 4분부터는 충북선 오송역~제천역 일반열차 운행이 중지됐다. KTX는 전 구간 정상 운행 중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현재 중부지방과 전라권, 경상권에 호우특보가 발효 중이다.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80㎜ 내외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
전날 0시부터 이날 낮 12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서울 139.7㎜, 인천 118㎜, 경기 수원 109.7㎜, 충남 서산 518.9㎜, 홍성 411.4㎜, 세종 전의 381㎜, 전남 나주 137㎜, 경남 함안 186.5㎜ 등이다.
비구름대는 남쪽으로 내려가고 있다. 이날 낮 11시부터 1시간 동안 강수량은 전남 나주 83.5㎜, 광주 남구 80㎜, 세종 전의 42㎜, 충남 천안 34㎜, 대전 32.8㎜, 경남 창녕 도천 56.5㎜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