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쏟아진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며 14일 전국 호우특보가 대부분 해제됐다. 인명·시설 피해는 없었지만, 이틀간 부산·경상·전남 지역에선 270명이 일시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비는 이번 주 토요일까지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행정안전부·기상청은 이날 “도서·산간을 제외한 호우특보는 모두 해제됐다”며 “오전 10시 현재 수도권과 강원도 충북 북부, 경북 북부에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고 밝혔다. 울릉도·독도에는 오전 11시를 기해 호우주의보가 발효됐고, 강원 강릉·속초·고성·양양과 중·북부 산지에는 호우 예비특보가 내려져 있다.

14일 오전 황령산에서 바라본 부산 수영 해운대 지역이 맑은 하늘에 강한 햇살이 내리쬐고 있다. /연합뉴스

13~14일 총 누적 강수량은 경남·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많았다. ▲경남 거제 242㎜ ▲부산 사상 192.5㎜ ▲부산 사하 178.5㎜ ▲경남 밀양 167㎜ ▲경남 김해 161.6㎜ ▲경북 경주 141.9㎜ ▲경남 양산 141.2㎜ ▲전남 여수 137㎜ 등이었다. 이 여파로 경남 밀양시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됐다.

이 기간 인명이나 시설 피해는 없었다. 다만 부산·전남·경북·경남 지역 191세대 270명이 일시 대피했다. 이날 새벽 기준 아직 126세대 182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상태다. 이들 대부분은 마을회관·경로당, 민간 숙박시설 등 임시주거시설에서 머물고 있다.

14일 오전 많은 비가 내렸던 부산 사상구의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 구간이 침수돼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비는 이번 주 토요일까지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강원 영동 지역에는 이날 늦은 오후 시간당 30~5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비로 인해 기온이 다소 내려가며 폭염은 잠시 누그러지겠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24~31도로, 전날보다 낮을 전망이다.

단 기상청은 “비가 그친 뒤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낮 동안 다시 최고 체감 온도가 올라가 무더울 수 있으니 예보를 참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전날 새벽 3시 발생한 제5호 태풍 ‘나리’는 일본 삿포로 동쪽 해상을 지나 오는 16일쯤 러시아 사할린 인근 해상에서 온대저압부로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에는 직접적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나리는 대한민국이 제출한 이름으로, 백합의 순우리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