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노동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증가율과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0년대 말 이래 최악 수준을 보였다.
고용노동부가 14일 발표한 ‘2025년 6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는 1559만명으로 1년 전보다 1.2%(18만1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율은 6월 기준 1997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과 건설업에서 각각 1000명, 1만9000명 감소했다. 제조업은 섬유·금속가공·기계장비·고무·플라스틱·전기장비 등을 중심으로 줄었다. 반면 서비스업은 20만1000명 늘었는데, 보건복지·사업서비스·전문과학·숙박음식·운수창고 등이 증가세를 주도했다.
일자리를 찾는 사람은 늘어나는데, 일자리는 줄어드는 상황도 이어진다. 고용서비스 통합 플랫폼 ‘고용24’를 통한 기업의 신규 구인 인원은 15만1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1.2%(1만9000명) 줄었다. 2023년 3월 이후 28개월째 감소세다. 반면 신규 구직 인원은 11.9%(4만1000명) 증가한 38만7000명이었다.
구인 인원을 구직 인원으로 나눈 구인배수는 지난달 0.39였다. 1년 전에는 0.49였다. 지난달 구인배수는 1999년 6월(0.25)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단 이 수치는 고용24를 이용한 구인·구직만을 포함하고 있어, 전체 노동시장 수급 상황을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상반기 성장률이 거의 0%대에 머물러 있고 상품 수출도 ‘마이너스’인 데다 관세 불확실성까지 겹쳐 제조업 쪽에서는 실제로 고용 상황이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하반기 민간소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등의 수요를 진작하면서 서비스업은 하반기 (고용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잡코리아 구인 건수가 지난달 2∼3주 차에 들어서며 조금씩 회복되는 양상으로 7월 이후부터는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8만6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4%(2000명) 늘었다. 구직급여 지급자는 65만4000명으로 5%(3만1000명), 지급액은 1조516억원으로 10.9%(1036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