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조리로봇 실증 현장. /서울 강남구 제공

서울 강남구는 17일 3개 학교에서 로봇이 급식 조리원을 대신해 음식을 만들 수 있는지 검증한다고 밝혔다. 로봇은 대형 솥에서 국·탕을 끓이고 튀김, 볶음 요리를 하는 데 투입된다.

강남구가 단체 급식 조리 로봇을 도입하려는 것은 교육청이 조리원 구인난을 겪고 있어서다. 한 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급식 조리원은 노동 강도는 높은데 임금은 적은 편이다. 지난 4월 기준 서울 지역 조리실무사 결원율은 9.0%이고, 강남·서초 지역은 27.2%로 가장 높다. 최근 서초구 한 공립 중학교에서는 조리원이 부족해 급식 반찬이 부실하게 제공돼 논란이 일었다.

이번 실증 사업은 강남구와 서울시교육청, 한국로보틱스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한다. 강남구가 실증 기획과 성과 관리를 맡고, 서울시교육청은 학교를 관리하고 행정적으로 지원한다. 한국로보틱스는 학교 조리 현장에 맞는 실용적인 시스템을 구현한다. 총 사업비는 국비 2억5000만원, 구비 5억원 등 총 7억5000만원이다.

급식 조리로봇 실증 현장. /서울 강남구 제공

로봇은 가스를 기반으로 조리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전기 설비를 확장하지 않고 기존의 가스 기반 조리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조리 로봇은 1대가 튀김, 볶음, 국·탕 조리가 가능하고, 가스와 스팀을 동시에 제어하게 된다.

강남구는 조리 로봇이 급식 현장에 도입되면 높은 온도 속에서 반복적인 동작을 하는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근무자를 보호하고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로봇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효율적인 급식 제공과 조리 종사자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 전역에 확대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