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및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채 상병 특검이 육군본부를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했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가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는 모습.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뉴스1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채 상병 특검은 충남 계룡시 육군본부를 최근 압수수색했다. 경찰로 넘어간 채 상병 사건 수사 기록이 다시 군으로 회수된 국면에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국방부 법무관리관실 관계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23년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채 상병 순직 관련 피의자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경북청으로 넘긴(이첩) 후 군 검찰단이 적법 절차 없이 이를 회수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특검은 사건 회수에 국방부 법무관실의 역할이 중대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유재은 당시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이시원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경북청 노 모 수사부장 등과 통화하며 대통령실의 사건 회수 지시를 중간에서 조율한 혐의를 받는다.

또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태에 연루됐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와 함께 ‘멋쟁해병’ 단체 카카오톡 방에 있었던 송 씨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를 전역한 송씨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친분이 두터운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대대적인 압수수색에서 압수물들을 확보한 만큼, 이를 분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일명 ‘VIP 격노 의혹’, ‘사건 회수 의혹’ 등 사건 전반에 걸쳐 압수수색을 연이어 진행했기 때문에 당분간 압수물 분석에 힘을 쏟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특검은 지난 11일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윤 전 대통령의 개인 휴대전화의 암호 해제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윤 전 대통령은 휴대전화를 비밀번호가 걸린 상태로 특검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출석 조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앞서 특검은 지난 7일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11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차장 등을 불러 조사했다. 이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기훈 전 대통령국방비서관, 이 전 비서관, 유 전 관리관 등 사건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대면 조사도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