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에 설립된 토종 여성화 브랜드 ‘세라(SAERA)’를 운영하는 세라블라썸코리아가 유동성 위기로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16부(재판장 나상훈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세라블라썸코리아에 대한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회생 절차 개시 신청서를 접수한 지 약 보름 만이다.
세라블라썸코리아의 전신은 1978년 세워진 세라제화다. 창업주 박일영 회장이 이화여대 앞 작은 제화점을 세운 것이 시작이다. 지금은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 50여개를 두고 있다 작년 매출은 207억원, 영업이익은 6억원이다. 한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공식 협찬사로 이름을 올렸고 여성 소비자 사이에서 ‘승무원 구두’로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재택근무와 자율 복장이 일상화되면서 여성화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해외 브랜드와 국내 저가 신생 브랜드가 약진한 영향이다. 세라블라썸코리아는 매출이 2020년 220억원에서 2021년 261억원, 2022년 263억원으로 늘었다가 작년 207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8억원(2020년), 2억원(2021년), 6억원(2022년)을 기록하다 작년 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세라블라썸코리아는 2022년 ‘네츄럴플렉스(NaturalFlex)’라는 자체 브랜드로 호주 시장 진출하기도 했고, 지난해에는 ‘2023 패션월드 도쿄페어’에 참가해 일본 ‘M2O’사와 파트너십 체결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해 6월부터는 전국 코스트코 매장에서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올해 7월 회생 절차 개시 신청서를 제출했다.
회생 절차가 개시됨에 따라 법원은 이달 14일까지 회생채권자, 회생담보권자, 주주 목록을 제출받는다. 이후 15일부터 28일까지 회생채권, 회생담보권, 주식을 신고받는다. 재판부는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 조사를 거쳐 10월 29일까지 회생계획안 제출이 끝나면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표자 심문과 조사 등에서 기업을 청산할 때보다 지속했을 때 가치가 더 크고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며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지 못하면 파산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