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코스피 시가총액이 2618조원을 기록,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하지만 코스피 지수는 아직 2021년 7월에 기록했던 사상 최고점(3305.21)에서 100포인트쯤 모자란다. 시가총액은 지수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때보다 450조원은 불어났는데,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
시가총액은 상장 종목별 주식 수에 주가를 곱해서 모두 더한 총합이다. 주가가 올라도 커지지만, 주식 수가 늘어나도 불어나게 돼 있다. 한편 주가지수는 기준일(1980년 1월 4일)을 100으로 했을 때 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따지는 것이다. 14일 코스피 지수가 3202.03이라는 얘기는, 현재의 주가 수준이 1980년 1월 4일보다 약 32배 높다는 의미가 된다.
하나증권이 2010년 1월 말 코스피 지수와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현재의 지수·시가총액이 각각 얼마나 올랐는지 계산해보니, 코스피 지수는 98% 오른 데 비해 시가총액은 207%나 불었다. 이유는 주식 수 증가에 있었다. 이 기간 코스피 주식 수는 106%나 늘어났는데, 이는 유상증자, CB(전환사채)·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등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다르다. 대표 지수인 S&P500의 시가총액이 460% 오를 때 같은 기간 지수는 이보다 근소하게 높은 48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으로 주식 수가 4%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주주 친화 정책 강화 방안으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의무화가 논의되고 있다”며 국내 증시도 이제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가지수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