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출시된 상장지수펀드(ETF)의 절반이 미국 관련 ETF로 나타났다. 상반기 MSCI 선진국 지수가 8.6% 상승할 때, 미국 S&P500지수가 5.5%가량 오르는 데 그친 것을 고려하면 지나친 미국 시장 쏠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의 월간 ETF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국내 거래소에 등록된 ETF 상품 개수는 990개이며, 자산 가치 총액은 약 210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올해 1~6월 신규 상장 ETF는 77개로, 70%가 해외 ETF(59개)였으며, 이 중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ETF는 38개였다.
상품 수 자체는 국내 ETF(536개)가 해외 ETF(454개)보다 더 많았지만, 순자산 총액으로 보았을 때는 상위 1위부터 5위 중 4개가 미국 관련 ETF였다. 그중 1위는 미국 S&P500지수를 추종하는 자산 총액 8조4000억원인 TIGER미국S&P500으로 나타났다.
해외 ETF 454개의 순자산 총액이 약 65조원인데, 이 중 37%를 상위 5개 ETF인 미국 관련 ETF가 차지하고 있어, 국가별 자산 편중이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가뜩이나 불확실한 미국 시장이 흔들리면 큰 투자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정 국가 등 테마를 추종하는 ETF의 유행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몇 년 전 2차전지 관련 ETF가 크게 인기를 끌다 지금은 반 토막이 났듯, 유행에 편승한 특정 ETF 쏠림 현상이 지속되는 것은 자본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증가시키고 자산운용업 전반의 신뢰도를 하락시킬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