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돌파하는 등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의 반등 속에서 대기업집단(그룹) 가운데 SK(034730)와 HD현대(267250), 한화(000880), 두산(000150)의 시가총액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반면에 포스코(POSCO홀딩스(005490))와 셀트리온(068270), 롯데(롯데지주(004990))는 시가총액 합산 순위가 뒤로 밀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SK그룹은 시가총액 298조8900억원으로 삼성그룹에 이어 2위에 올랐다. SK그룹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202조800억원에서 96조8100억원 증가했다. 전체 그룹 가운데 상승 폭이 가장 컸다. SK하이닉스(000660) 주가가 올해 들어 65% 넘게 뛰면서 그룹 시가총액 상승을 이끌었다. SK하이닉스가 2001년 이후 최고가를 찍었던 지난 26일 기준으로는 그룹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300조원을 웃돌기도 했다.
삼성그룹은 시가총액 578조7500억원으로 1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말보다 73조2200억원 늘었다. 삼성전자(005930)의 시가총액이 42조3200억원 불어난 영향이 가장 컸다. 다만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이 사실상 삼성전자 주가 하나에 좌지우지되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다른 계열사들의 기여도도 컸다.
삼성물산(028260), 삼성생명(032830), 삼성중공업(010140), 삼성에스디에스(01826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삼성화재(000810), 삼성증권(016360), 삼성카드(029780) 등의 시가총액이 모두 조(兆) 단위로 증가했다.
현대차(005380)그룹은 시가총액 160조4000억원으로 LG(003550)그룹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올해 상반기 시가총액이 28조3800억원 증가했다. LG그룹은 같은 기간 7조2300억원 줄어든 135조원이었다. LG그룹은 LG씨엔에스(064400)가 신규 상장하면서 시가총액 8조1800억원을 보탰지만,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LG화학(051910), LG전자(066570) 등 주력 상장사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합산 시가총액이 오히려 감소했다.
HD현대그룹과 한화그룹은 각각 시가총액 113조8000억원, 101조1800억원으로 5위와 6위로 집계됐다. 시가총액이 지난해 말보다 HD현대그룹은 36조9600억원, 한화그룹은 60조10000억원 늘면서 처음으로 100조원 선을 돌파했다.
HD현대그룹과 한화그룹은 상장사 주가가 모두 올랐다. 특히 HD현대중공업(329180), HD한국조선해양(009540),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한화오션(042660) 등 조선·방산업종이 활황을 맞이하면서 두 그룹사의 덩치가 빠르게 커졌다.
두산그룹은 두산(000150)과 두산에너빌리티(034020)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가총액(64조9000억원) 순위 7위에 올랐다. 지난해 말 11위에서 4계단 상승했다. 두산은 전자비즈니스그룹(BG)의 동박적층판(CCL) 사업 호조에 지주사 열풍까지 겹치면서 올해 들어 주가가 145% 뛰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른바 ‘원전 르네상스’에 힘입어 연중 주가 상승률이 264%에 달했다.
이어▲8위 카카오(035720) 60조2500억원 ▲9위 포스코 43조4100억원 ▲10위 NAVER(035420) 40조8000억원 ▲11위 셀트리온(068270) 37조7100억원▲12위 HMM(011200) 22조9600억원 ▲13위 LS(006260) 19조8800억원 ▲14위 한진(한진칼(180640)) 19조8000억원 ▲15위 영풍(000670) 19조100억원 순이었다.
포스코그룹과 셀트리온그룹은 지난해 말보다 순위가 각각 2계단, 5계단 하락했다. 포스코의 주력 사업인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셀트리온의 바이오 모두 올해 상반기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서다. 반대로 LS(006260)그룹은 LS ELECTRIC(010120) 등의 시가총액이 많이 증가하면서 순위가 6계단 뛰어올랐다.
16위부터 20위 순위는 ▲KT&G(033780) 15조4500억원 ▲CJ(001040) 14조9600억원 ▲롯데 14조7800억원 ▲KT(030200) 14조7400억원 ▲미래에셋(미래에셋증권(006800)) 13조6600억원 등이다. 롯데그룹은 2023년 말 12위에서 지난해 말 16위로 하락한 데 이어 18위까지 밀려났다. 미래에셋그룹은 증권·금융주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말 27위보다 7계단 오르며 20위권에 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