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7월 국채 발행 계획과 관련해 단기물을 늘리고, 장기물을 줄인 것을 두고 금리 상승을 막으려는 의지가 보인다고 27일 평가했다.
기재부는 7월 국채 경쟁 입찰 규모를 18조2000억원으로 발표했다. 이달 18조5000억원보다 3000억원 줄었지만, 보통 상반기보다 하반기 발행 규모가 감소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규모 부담은 지속된다고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설명했다.
다만 국채 테너(Tenor·만기까지 남은 기간)별로 보면 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움직임이 뚜렷하다. 기재부는 올해 초부터 5월까지 보험사 수요에 맞춰 30년물 비율을 늘리고 2~3년물 비율을 28% 안팎으로 발행했다. 6월 들어서는 2~3년물 비율을 34.5%까지 늘렸다. 10년물과 30년물 비율은 11.9%, 30.3%로 줄였다.
7월에는 2~3년물 비율을 36.8%까지 더 확대했다. 반대로 10년물은 9.9%, 30년물은 29.7%로 6월보다 더 축소했다. 임 연구원은 “2차 추가경정예산 등에 따른 장기물 금리 상승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임 연구원은 오는 9월까지는 2~3년물의 비율을 확대하고 그 이후 장기물 비중을 다시 늘려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 선도금리 하락과 2026년 4월로 예정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패시브 자금 수요 등을 고려할 때 장기물 수요가 다시 강해질 수 있어서 그렇다.
임 연구원은 “오는 8월 말 발표되는 2026년 예산안 관련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시장의 우려가 커질수록 기재부가 장기물 비중을 더 줄이는 선택을 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는 가운데 3년물 금리 하단은 2.4%로 보고 있다”며 “3년물 발행 규모가 늘고 10년물 발행 규모가 줄면 10-3년 스프레드는 더 축소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