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 국면에 들어가면서 24일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며 ‘안도 랠리’가 펼쳐졌다. 안전 자산인 달러 가치와 금값, 그리고 폭등했던 유가는 하락했다. 반면 위험 자산으로 꼽히는 신흥국 주가와 가상 화폐 등의 가격은 올랐다.
특히 한국 주식시장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사자’ 행렬이 몰려 코스피는 전날보다 2.96% 오른 3103.64에, 코스닥은 2.06% 오른 800.9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3100선을 웃돈 것은 지난 2021년 9월 27일(3133.64) 이후 3년 9개월 만이다. 코스닥이 800선을 웃돈 것은 지난해 8월 1일(813.53)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30%에 육박하며 세계 주요국 주가지수 중 상승률이 압도적으로 1위를 기록했다.
◇ 국제 유가 7% 넘게 급락…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
이날 3% 가까이 오른 코스피뿐만 아니라 대만 가권지수는 2.10% 올랐고, 홍콩 항셍(2.06%)과 일본 닛케이 평균(1.14%), 중국 상하이종합(1.15%) 등 아시아 주요 지수가 모두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중동발 리스크 확산으로 급등세를 이어오던 국제 유가는 7% 넘게 급락하며 진정됐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은 배럴당 71.48달러로 마감해 전장 대비 5.53달러(7.2%) 내렸고, 이어 개장한 아시아 선물시장에서는 67.95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가격은 지난 12일 이스라엘이 이란에 전격 공습을 시작하기 직전 수준이다.
전쟁 공포 속에 몸값이 올랐던 안전 자산의 인기는 다시 잦아들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98.1로 전날 고점 대비 1.3%가량 하락했다. 아시아 통화는 상대적 강세로 돌아섰다. 이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24.1원 급락(원화 가치는 급등)한 1360.2원에 마감했다.
달러와 함께 최후의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국제 금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3331.1달러로 하루 사이에 1% 넘게 하락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한창 미사일을 주고받던 때 10만달러 선이 무너졌던 가상 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은 급반등해 10만5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대니얼 머리 EFG자산운용 대표는 블룸버그통신에 “휴전이 유지된다면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며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고 소비 증가 추세를 뒷받침해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