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방위 산업) 주가는 아직 비싼 게 아니에요. 지금보다 두 배는 더 오를 수 있습니다.”

24일 만난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마케팅부문장은 자신만만했다. 최 부문장은 2023년 1월 국내 최초로 K방산 상장지수펀드(ETF)인 ‘PLUS K방산’을 상장시켜 ‘K방산 ETF의 아버지’ ‘여의도 밀리터리맨’으로 불린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아직 K방산을 주목하지 않을 때부터 그는 “최소 10년간은 주가가 우상향하며 텐배거(10배 상승)할 것”이라고 말해 왔다. 당시 PLUS K방산 ETF의 상장가는 9140원. 24일 종가는 5만415원으로 텐배거까지 절반 남았다. 최근 이 ETF는 순자산 1조원을 넘겼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마케팅부문장

K방산 주가가 우상향한 배경에는 전쟁으로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점이 있다. 최 부문장은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 국면에 들어갔지만 중동 분쟁은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있나요? 러·우 전쟁이 발생하자, 주변 유럽 국가들은 무기를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중동입니다.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공격당하는 것을 본 이웃 나라들이 가만히 있을까요? 군비 확충에 들어갈 것입니다.”

최 부문장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 등의 주가가 고점을 찍고 주춤하고 한화오션 등이 오르는 건 순환매(업종 내 다른 종목들의 주가도 상승하는 현상)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기에 개별 종목이 아닌 ETF로 투자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KAI(한국항공우주산업) 전투기에 한화에어로 엔진, 한화시스템 레이더, LIG넥스원 미사일이 다 들어간다”며 “K방산이란 생태계에 투자하는 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방산은 현재 빅5 기업들이 향후 시장을 계속 이끌 공산이 크다고 봤다. 산업 특성상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대장주인 한화에어로는 물론 현대로템, KAI,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주요 방산 기업은 5~6년 치 일감을 수주했고, 수십 년간 유지·보수·정비 수요도 이어질 예정”이라며 “국내 방산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아직 유럽 대비 20~30% 낮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력도 높다”고 했다.

최 부문장은 방산은 반짝 올랐다 사그라든 이차전지와 다르다며 ‘테마’가 아니라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우부터 이스라엘·이란에 이르기까지 전쟁이 ‘뉴노멀(새 표준)’이 됐다”며 “30년간 이어진 군축 시대가 막을 내리고 신냉전 체제로 패러다임이 전환된 만큼 방산주는 최소 10년간 우상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독일의 라인메탈이 폴크스바겐, 한화에어로가 현대자동차 시가총액을 넘었듯 방산은 시대적 흐름”이라며 “단기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과거 미국 S&P500처럼 꾸준히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