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대기업 집단(그룹)의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 64곳 중 62개사(96.9%)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상장사 평균(73.6%)보다 23.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자사주가 경영권 보호를 위한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비교할 수 있는 2265개 상장사의 자사주 보유 및 소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일러스트 = 챗GPT 달리

50대 그룹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의 자사주 보유 비율은 평균 4.7%였다. 이 역시 전체 상장사 평균(3.3%)보다 1.4%포인트 높았다. 이들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의 총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34조9658억원으로, 전체 상장사 자사주 가치의 54.2%에 해당했다.

50대 그룹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 가운데 2022년 이후 자사주 비율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영풍(000670)그룹이다. 고려아연(010130)을 두고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서 자사주 비율이 1.1%에서 12.3%까지 늘었다.

신세계그룹의 지주사인 신세계(004170)의 자사주 비중 증가가 두 번째로 컸다. 2022년 0.1%에서 2024년 10.9%로 늘었다. 이어 ▲셀트리온(068270) 2.1% → 5.5% ▲LG(003550) 1.4% → 3.9% ▲미래에셋증권(006800) 23.7% → 24.9% 순으로 자사주 비율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반대로 자사주 비중이 줄어든 50대 그룹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도 있었다. 형제 간 계열분리가 진행된 효성(004800)이 대표적이다. 2022년 5.5%에서 지난해 말 0.1%로 5.4%포인트 감소했다. 이 가운데 절반은 자사주 소각이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069960)도 자사주 절반을 소각하면서 자사주 비율이 6.6%에서 3.4%로 줄었다. NAVER(035420) 역시 자사주 소각으로 비율이 2.6%포인트 감소한 6%로 나타났다.

50대 그룹의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 중 자사주 보유 비중이 가장 큰 곳은 롯데지주(004990)로 32.5%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363280)가 29.8%, 미래에셋생명(085620)과 미래에셋증권이 각각 26.3%, 24.9%였다. SK그룹의 지주사인 SK(034730)는 24.8%로 집계됐다.

이 밖에 ▲두산(000150) 18.2% ▲KCC(002380) 17.2% ▲금호석유화학(011780) 16% ▲E1(017940) 15.7% ▲삼천리(004690) 15.6% 순으로 자사주 비율이 높았다. 그러나 이 기업 중 2022년 이후 자사주를 실제로 소각한 곳은 미래에셋증권, SK, 금호석유화학 단 3곳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