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진영·Midjourney

진정한 부동산 고수는 땅 투자를 한다는 말이 있다. 개발 호재로 몇 배의 수익을 내기도 하고, 토지를 사서 그 위에 건축을 하는 식으로 꾸준히 수익을 얻기도 한다. 18년 경력의 토지 전문 공인중개사인 이일구 대표는 최근 조선일보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에 출연해 ‘노후에 월 300만원 만들어 줄 땅 투자법’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했다.

◇땅 투자 계획적으로 하는 법

이 대표는 노후 생활비로 월 300만원이 필요하다고 가정했다. 연간으로 따지면 3600만원이다. 이때 투자금 대비 목표 수익률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투자금이 달라진다. 여기서 말하는 수익률은 매각 차익이 아닌, 투자금 대비 연간 수익률을 말한다. 이 대표는 “보수적으로 연 3~6% 수익률을 목표로 잡는데, 수익률이 3%이면 투자금이 12억원, 6%이면 6억원이 든다”며 “보통 토지 투자 후 건축까지 투자금은 2억~5억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했다.

그 다음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 토지 투자는 아파트나 상업용 부동산 대비, 활용도가 높다.

그래픽=이진영

예를 들어 매입한 땅 그 자체를 농지로 장기 임대할 수도 있다. 이 대표는 “요즘 스마트팜으로 활용하려는 농업인이 많다”고 했다. 또는 창고나 주차장을 만들어 두고 임대하는 방법, 모듈러 주택을 만들어 임대 수익을 얻는 방법 등 다양하다. 요즘에는 토지 매입 후 300평 정도 되는 축사나 컨테이너를 짓고, 그 지붕 위에 태양광 시설을 갖춰 수익을 극대화하는 경우가 많다. 이재명 정부는 친환경 에너지 비율을 높이겠다는 입장이어서 태양광 사업 인허가 받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선 태양광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도 퍼지고 있다.

이 대표는 “현실적으로 수도권 외곽의 소형 토지 매입과 건축비를 포함해 약 3억원을 투자하면 월 100만~150만원을 벌 수 있다”며 “추후 토지 가치가 오르면 매각하거나, 기존 건물을 헐고 다른 건물을 지을 수도 있다”고 했다.

◇고수의 투자 노트

이 대표는 경기 안성시 배태리에 모듈러 주택을 건축하고 있다. 경기 용인에 들어서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의 공사 인부를 대상으로 한 단기 숙소를 만들 목적으로 시작했다. SK하이닉스 공사장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곳의 토지 1157㎡(350평)를 1억9250만원에 매입했고, 이 중 198㎡(60평)에 3억4000만원을 들여 원룸 6개를 갖춘 모듈러 주택을 올리고 있다.

모듈러 주택은 벽체·창호·배관·욕실 등 표준화된 모듈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현장으로 운반해 조립한 후 건축물을 완공하는 주택이다. 콘크리트로 짓는 것보다 절반가량 비용이 덜 들고,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불려 짓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작업 시 비나 눈 같은 날씨의 영향도 덜 받는다.

여기까지 이 대표가 들인 투자금은 도로 포장 비용 등을 포함해 5억8250만원이다. 그는 완공 후 원룸 하나당 월 65만~70만원에 임대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 들인 비용과 추후 예상 수익을 계산하면 연간 수익률이 7.725%인데, 토지 350평 중 60평에만 건물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실질 수익률은 훨씬 높다”며 “2년 정도 임대하다 6억5000만원에 매각할 계획이고, 남은 토지에도 건물을 올릴 생각이라고 했다. 매각 전에는 꾸준히 임대료 수입을 가져가다가 최종 매각을 통해 투자 원금을 모두 회수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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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은 주의해야

땅 투자 수익률을 산정할 때에는 기타 숨은 비용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공인중개사 비용이나 등·취득세, 그리고 엘리베이터 운영과 관련한 관리 비용을 놓쳐서는 안 된다. 이 대표는 “연간 수익률은 이런 점들을 고려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아둘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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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토지 투자도 입지 분석이 가장 중요하다. 수익형 농지를 사고 싶다면 역세권, 신도시, 산업 단지 근처 수요가 꾸준한 곳 중에 골라야 한다. 혹시 건축제한이 걸려 있지는 않은지, 배수로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등 토지 이용 계획도 확인해야 한다. 추후 건축물 임대까지 고려한다면 근처에 산업 단지나 대학이 있어 배후 수요가 꾸준한 곳인지를 확인할 필요도 있다. 이 대표는 “수도권 외곽의 땅을 저렴하게 구입해 그 위에 원룸, 창고 등을 지어 임대하면 매각 전 꾸준히 수익까지 낼 수 있다”며 “노후 대비 목적으로 토지 투자는 상업용 부동산이나 아파트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