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들이 속속 제대하면서 엔터테인먼트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10~11일 BTS의 리더 RM과 뷔, 지민과 정국 등이 전역하자 10일 하이브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증권사들도 하이브 등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 중이다. 새 정부 출범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호재로 분석된다. 최근 한 달 하이브는 13.18%, YG엔터테인먼트는 24.05%로 오르는 등 대부분 엔터테인먼트주들이 두 자릿수 상승을 보였다.
◇K팝 왕과 여왕이 돌아온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대장주 하이브의 가장 큰 호재는 단연 BTS의 컴백이다. 21일 공익근무요원인 슈가가 소집 해제되면 BTS의 완전체 복귀가 가능해진다. K팝 왕의 복귀다.
증권사들은 하이브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iM증권은 32만원에서 36만원으로, 삼성증권은 33만5000원에서 36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황지원 iM증권 연구원은 “BTS의 대규모 월드투어 재개에 따라 하이브의 내년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1% 증가한 462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2020년 코로나로 취소된 투어 규모와 이연 수요를 감안하면 최소 3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최민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데뷔 12주년 기념 축제인 ‘2025 BTS 페스타’는 전년 대비 규모가 커졌고, 제이홉의 앙코르 콘서트가 데뷔 일에 시작되는 만큼 완전체에 대한 시장의 주목도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K팝의 여왕 ‘블랙핑크’도 완전체 복귀를 코앞에 두면서 YG엔터테인먼트 주가도 상승 중이다. 그동안 개인 활동에 집중해온 블랙핑크 멤버들은 다음 달 고양콘서트를 시작으로 16개 도시, 31회 차에 달하는 월드투어를 시작한다. 2022년 정규 2집 ‘본 핑크(Born Pink)’ 이후 2년 8개월여 만에 신곡 발표도 예고돼 있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블랙핑크 새 앨범에 대한 기대와 MD 판매량 증가를 예상하며 목표 주가를 기존 대비 20% 상향한 11만원으로 조정한다”며 “공연의 경우 누적 모객수는 250만명, 신보 판매량의 경우 200만 장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JYP는 ‘차세대 BTS’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스트레이키즈의 북미 투어가 주목받는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JYP의 목표 주가를 9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스트레이키즈의 2분기 대규모 투어는 매출 외형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라며 “다만, 재계약인 점을 고려하면 콘서트 매출액의 이익 기여도에 대해서는 보수적 접근 필요하다”고 했다.
◇한중 관계 개선 기대...SM의 텐센트 효과도
새 정부 출범에 따른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엔터테인먼트주의 호재로 분석된다. 한한령 이후 제한적이었던 중국 활동에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28일 하이브가 가진 지분(9.38%)을 중국 텐센트에 넘기며, 텐센트가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41.5%)에 이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된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SM과 텐센트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한 만큼 중국 활동에서 다양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했다. 하나증권은 SM 목표주가를 15만원에서 17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한령이 해제될 경우, 주가 상승에 탄력을 받을 만한 수혜주로는 걸그룹 ‘아이들’을 보유한 큐브엔터테인먼트도 언급된다. 중국인 멤버인 우기가 여자 아이돌 중 가장 많은 웨이보 팔로어 수(1071.9만명)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녀시대 윤아(596.6만명), 블랙핑크 제니(388.9만명), 에스파 닝닝(140.1만명)을 훌쩍 뛰어넘는다. 강경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들의 중국 내 위상을 감안하면 한한령 해제 시 주가 상승 탄력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11일 하이브 주가가 2.75% 하락하고, YG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도 각각 2.33%, 0.92% 하락하는 등 최근 급등 추세에 대한 경계감이 남아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