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뉴스1

카카오페이(377300)를 비롯한 카카오그룹 주가가 이재명 정부 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급등한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10일 평가했다.

카카오페이는 전날 코스피시장에서 상한가(일일 가격 제한 폭 최상단)를 찍었다. 이날 프리마켓(Pre-Market·오전 8~8시 50분)에서도 두 자릿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카카오(035720)카카오뱅크(323410), 카카오게임즈(293490) 모두 강세다.

카카오페이 주가가 급등한 배경으로는 새 정부의 지역화폐, 소비 쿠폰 정책에 따른 수혜를 기대한 투자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JP모건은 이와 관련해 주가 상승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JP모건에 따르면 정부의 지역화폐·소비 쿠폰 예산 10조원 중 카카오페이가 점유율 30%를 차지하고, 결제 수수료율 0.56%를 책정하면 수익은 약 170억원이다. 올해 예상 연간 매출의 2%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30억원 정도로 추산됐다. JP모건은 “시가총액 6조7000억원짜리 기업에게 의미 있는 실적 기여가 아니다”라고 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등의 주가를 밀어 올린 또 다른 요인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한국 원화의 가치와 동일하게 유지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으로 새 정부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JP모건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정책의 수혜주로 단정하기에는 시기상조이고 아직 불확실성도 크다”며 “카카오의 주가 상승도 순자산가치 합산법에 60% 지주사 할인율을 적용하면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급등을 과도하게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JP모건은 카카오그룹의 주가 상승을 2022년 말부터 2023년 초까지 이어졌던 랠리와 유사하다고 했다. 펀더멘털(Fundamental·기업 기초 체력) 기반이 아니라 기대감에 올랐다는 취지다.

JP모건은 “카카오그룹의 주가 상승이 결국 정상화됐던 과거 사례와 닮았다”며 “보수적 입장을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JP모건은 투자 의견으로 ▲카카오페이 비중 축소 ▲카카오뱅크 중립 ▲카카오 중립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