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주요 은행 ATM 창구 모습. /연합뉴스

이 기사는 2025년 6월 27일 16시 39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국내 은행과 금융지주가 대대적으로 부동산 매각에 나선 가운데, KB국민은행이 최근 유휴 점포 3곳 매각에 성공했다.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비롯한 건전성 지표 개선을 위해 현금 확보에 나선 국민은행이 1개월 만에 부동산 일부를 정리하면서 자산 효율화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서울 까치산역점·조원동점과 대전 둔산크로바점 등 3곳의 유휴 부동산을 매각했다. 총 매각 대금은 약 420억원 수준이다. 까치산역점과 조원동점은 각각 1곳의 전략적 투자자(SI)가 입찰에 참여했고, 둔산크로바점에는 6곳의 원매자가 몰리며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통폐합한 점포 13곳에 대한 매각을 발표한 바 있다. 매각 대상에 오른 부동산은 서울 3곳(까치산역·마천동·조원동), 경기 6곳(광명·매탄동·본오동·성남중앙로·의정부·행신동) 등을 포함해 총 13곳이다. 국민은행이 해당 점포들에 대한 감정평가를 진행한 결과 매각 예상 금액은 약 1334억원에 달했다.

국민은행이 부동산 매각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현금을 확보해 보통주자본 비율을 올리기 위해서다. 보통주자본 비율은 금융사가 보통주와 이익잉여금 등 손실흡수능력이 높은 자본을 얼마나 보유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부동산은 보통 위험가중치가 높은 자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를 현금화하면 자본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 국내 금융지주들은 보통주자본 비율을 높이기 위해 자산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동양생명·ABL생명보험 편입 승인 조건인 보통주자본 비율 조건을 맞추기 위해 경기 안성의 우리은행 연수원과 명동 디지털 타워 등의 매각을 검토 중이다. 현재 공실인 은행 지점은 매물로 내놓은 상황이다. 그중 당산동 지점은 최근 약 272억원에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도 유휴 부동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신한은행은 서울 망우동 지점을 세일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처분할 계획이다. 서현동지점·상무지점·고잔지점·부산역지점 등도 매각 대상에 올라있다. 기업은행은 경기 성남IT지점과 용인 수지지점 등 유휴 부동산을 정리하고 있다. 다만 해당 지점들은 아직 원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금융지주가 보유 중인 부동산 다수가 시장에 나오고 있다”며 “일부 매물은 지하철역 인근에 위치하는 등 접근성이 좋은 데다, 용도 변경 등 행정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어 재개발 후 매각 차익을 얻으려는 디벨로퍼 등이 관심을 보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