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6월 26일 14시 33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SK온이 메리츠증권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조건을 협의 중이다. 메리츠증권은 총수익스와프(TRS) 방식으로 자금을 집행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SK온은 다른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증권은 SK온뿐 아니라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5조원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유동화 딜 역시 따내려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 계열과 잇달아 투자 협상에 나서며 그룹의 지원군으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SK온에 TRS 방식으로 천억원대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며 조건과 방식을 놓고 협의 중이다. 이번 조달 규모는 2000억원 안팎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TRS는 기초자산 보유로 인해 발생하는 이자, 자본수익 등 총수익을 대가로 약정이자를 수취하는 거래를 뜻한다. 증권사가 SK온을 대신해 자산을 매입하거나 보유하고,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혹은 손실)은 SK온이 가져가는 구조다. 대신 SK온은 증권사에 약정된 이자 수익을 지급한다. 증권사가 자산을 담보로 SK온에 대출을 해주는 셈이다.
이번 자금 유치 목적은 SK온 일부 재무적투자자(FI)의 돈을 돌려주거나 자금 경색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5조원을 투자받은 바 있다.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약 1조5000억원을, 한국투자PE와 이스트브릿지가 1조2000억원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SNB캐피탈이 190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메리츠증권은 현재 SK온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LNG 유동화 딜 역시 추진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의 LNG 유동화는 광양·파주·여주·하남·위례발전소 등 민간 발전소 5곳과 LNG 터미널 등 인프라 자산을 기반으로 현금을 조달하는 걸 골자로 한다. 회사는 이 자산들을 유동화해 최대 5조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증권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NG 유동화 딜의 경우 TRS 방식을 제안하진 않았다고 한다. 시장에서는 메리츠증권이 그 대신 상환전환우선주(RCPS)나 주가수익스와프(PRS) 방식을 SK에 제안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금융그룹은 이번에 어려움에 처한 SK이노베이션 딜을 잇달아 추진하며 ‘정통 IB’도 취급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