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뉴스1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 충돌이 격화하는 등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국내 증시가 고공행진했다. 주말 사이 양국이 보복 대응에 나서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으나, 코스피지수는 하루 만에 반등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2.02포인트(1.80%) 오른 2946.64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8.88포인트(0.31%) 오른 2903.50으로 출발해 보합권에서 등락하다 오름폭을 확대했다.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940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1월 13일(2962.09) 이후 처음이다.

종가 기준 지난 5일 2800선을 회복한 코스피지수는 지난 11일 전고점(2896.43)을 넘어선 데 이어 12일 2920.03으로 마감했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6월 13일) 중동에서 군사 충돌이 발발하며 2894.62까지 떨어진 바 있다.

지수는 장 초반 개인투자자 위주의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오르다가, 장중 기관투자자가 매수 우위로 돌아서며 오름폭을 키웠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458억원, 252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3223억원 순매도했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 96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00593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LG에너지솔루션(373220)을 제외한 대부분이 상승 마감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장 초반과 비교해 오름폭을 확대하며 1만2500원(5.31%) 오른 24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이 지속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한화시스템(272210), LIG넥스원(079550) 등 방산주도 급등했다.

유틸리티 업종의 LS ELECTRIC(010120), 효성중공업(298040), HD현대일렉트릭(267260), 산일전기(062040) 등 전력기기 섹터와 두산에너빌리티(034020), 한전기술(052690), 한전KPS(051600) 등 원자력 섹터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새 정부 인공지능(AI) 수석에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이 선임되며 NAVER(035420), 삼성에스디에스(018260), LG씨엔에스(064400) 등 정보통신(IT) 기업도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이란이 취할 수 있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같은 보복 조치 가능성이 낮고, 그 영향 또한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S&P500 선물도 상승 출발, 현재 20.25포인트(0.34%) 오른 5999.50을 기록 중이다. 중국의 상해종합(0.33%), 심천종합(0.57%), 홍콩의 항셍(0.36%) 등도 오르고 있다. 금 선물 가격은 3420달러대에서 상승 추세가 둔화하는 중이고, 달러인덱스도 오후 들어 하락 전환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8원 내린 1363.8원을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40포인트(1.09%) 오른 777.26을 기록했다. 전장보다 1.22포인트(0.16%) 내린 767.64로 출발한 뒤 보합권 내 등락하다 상승 전환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각각 1163억원, 41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은 1492억원어치 팔아치웠다.

투심 위축에 큰 낙폭을 보였던 알테오젠(196170)은 미국 특허청 할로자임 특허 무효심사 개시 소식에 5%대 반등했다. 인적분할 공시에 전 거래일 급락한 파마리서치(214450)는 물론 휴젤(145020), 펩트론(087010), 리가켐바이오(141080) 등도 올랐다. 반면 에코프로비엠(247540), HLB(028300), 에코프로(086520),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는 하락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