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

이 기사는 2025년 1월 6일 14시 45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계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EQT파트너스가 국내 재활용 플랫폼 기업 KJ환경 등 17개사를 한꺼번에 인수한 가운데, KB증권과 KB국민은행이 진행하는 인수금융 셀다운이 흥행에 성공하는 모양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J환경 인수금융 주선사인 KB증권과 KB국민은행 측은 대주단 모집 절차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이달 내로 셀다운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다수 금융사가 참여해 기존 목표했던 금액보다 많은 돈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EQT는 지난해 11월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업인 KJ환경 등 17개사를 1조1000억원에 사들였다. KJ환경을 지주사로 16개 회사가 자회사로 편입되는 구조다. EQT는 블라인드 펀드로 출자금을 부담하고, 인수금융으로 약 4400억원을 조달했다. 인수금융 금리는 연 6% 초반대로 형성됐다.

당초 높은 몸값 때문에 인수금융 셀다운이 흥행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으나, 결과적으로 다수의 금융기관이 몰리며 오버부킹됐다. 폐기물 처리업은 정부 허가가 필요해 진입 장벽이 높고, 폐기물 수요가 꾸준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IB 업계 관계자는 “절대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폐기물 처리업은 현금흐름이 좋다는 명확한 장점이 있다”며 “지난해 엎어진 인수금융이 많고, 현재 시장에 나온 인수금융 딜 중 매력적인 건이 많지 않아 상대 매력이 부각된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인수금융으로 KB증권과 EQT의 관계는 더 돈독해질 전망이다. KB증권은 EQT가 지난 2023년 SK스퀘어로부터 SK쉴더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2조3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인수금융을 단독 주선한 바 있다. 거래를 주선한 양현종 당시 KB증권 인수금융본부장은 올해 IB2그룹장으로 승진했다.

한편 제네시스PE는 이번 딜을 통해 5000억원이 넘는 돈을 회수하게 됐다. 영세 재활용 업체들을 한데 모으고, 노후화된 처리 시설을 고도화해 사업 효율성을 높인 덕이다. 제네시스PE는 2020년부터 총 4000억~5000억원으로 들여 KJ환경 등 17개사를 차례로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