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테크 폰지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국내 유명 갤러리 서정아트센터의 투자자들이 이 센터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자산과 채권을 동결해 투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서정아트센터는 개인 투자자의 자금으로 국내외 작가 작품에 투자해 수익을 배분하는 아트테크로 유명한 갤러리다. 지난 5월부터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지 않아 폰지사기(사기 및 유사수신행위법 위반)로 고소당했다. 업계에서는 서정아트센터 아트테크 피해금액이 최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채권자 김모씨 외 1명이 신청한 서정아트센터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하고, 전날 이 센터에 대한 채권과 자산 동결 조치를 내렸다. 신청자들은 서정아트센터가 판매한 아트테크 상품 투자자들로 알려졌다. 서정아트센터 투자자들은 최근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피해 사실을 공유하며 법적 대응을 준비했다. 현재 투자자들은 30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정아트센터는 소속 작가의 작품을 구매해 센터에 맡기면 전시회 등을 통해 얻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월 0.8%씩 지급하겠다며 투자자를 모았다. 최근엔 앤디 워홀 등 해외 유명 작가 작품에 조각투자를 해 월 1%의 수익을 주겠다며 투자금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센터는 지난 5월부터 수익금 지급을 중단했다. 이후 투자자들에게 국세청 세무조사 등을 이유로 수익 정산이 지연됐다며 곧 수익금 지급을 재개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수익금 지급은 이뤄지지 않았고, 센터 A 대표도 투자자들의 연락을 피하고 있다. 이에 피해자들이 센터를 고소했고, 경찰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소재 서정아트센터 본사와 A씨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했다.
센터가 2015년부터 아트테크 투자 상품을 판매했기 때문에 피해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고수익 아트테크 상품이라 1인당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투자금이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다른 아트테크 폰지사기 사례와 비교했을 때 피해금이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센터가 당초 약속과 달리 전속 작가의 미술품을 구매하지 않은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술품을 구입해 전시나 광고 등으로 얻은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겠다는 투자 계약이 아예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본지는 서정아트센터의 입장을 듣기 위해 강남 본사에 연락을 취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