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뉴스1

신한EZ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등 디지털 손보사가 여행자 보험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세우며 경쟁하고 있다. 비대면 영업 위주인 디지털 손보사가 휴가철 여행 성수기를 맞아 온라인 판매가 쉬운 여행자 보험 상품에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행자 보험은 보험료가 1만원 안팎으로 수익성이 높지는 않지만, 단기간 내에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매출을 빠르게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24일 보험 비교 추천 플랫폼인 ‘보험다모아’에 따르면 가장 저렴한 10개 여행자 보험 중, 디지털 손보사의 상품이 6종을 차지했다. 신한EZ손보의 ‘신한 SOL 처음해외여행보험’의 최대 보험료는 8750원으로 현재 판매 중인 상품 중 최저가였다. 하나손보(1만220원)는 2위, 캐롯손해보험은 4위(1만490원), 카카오페이손해보험(1만760원)은 5위다.

디지털 손보사들은 다른 보험사의 여행자 보험과 차별된 서비스도 내놓고 있다. 신한EZ손보는 지난달 제주항공과 항공권 발권 취소 위약금을 90%까지 보상해 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위약금이 가장 비싼 출발 1일 전까지 불가피하게 여행을 가지 못하는 경우도 같은 수준의 보상을 제공한다.

캐롯손보는 지난 4월 해외여행 보험 상품에 ‘출국 항공기 지연·결항 보상’ 특약을 도입했다. 항공편이 2시간 이상 지연되거나 결항될 경우 지연 시간에 비례해 최대 10만원(6시간 이상 지연·결항 시)까지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캐롯손해보험 여행자보험 항공기 지연·결항 보상 기준. /캐롯손보 홈페이지 캡처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해외 여행 후 무사고 귀국 시 보험료 10%를 돌려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국내 최초로 항공기 지연 시 1분안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즉시 지급’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여행자 보험은 약관 구조가 간단한 소액·단기 미니보험에 속해 비대면으로 판매하기 좋은 상품이다. 여행자 보험은 여행 성수기인 2분기에 수요가 급증하는데, 단기간에 브랜드를 알리고 수익도 올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여행자 보험 가입자들의 데이터를 추후 다른 상품을 개발 시 활용할 수도 있다.

디지털 손보사들은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여행자 보험 판매 확대로 수익성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보험 상품을 판매해야 하는 디지털 손보사 특성상 수익성이 높지만 복잡한 약관을 가진 장기 보장성 보험을 판매하기 어렵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손보사들이 장기적인 수익 구조를 만드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여행자 보험은 당장 큰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다른 상품으로의 유인 효과 측면에서 의미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