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서울보증이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의 정산 대금을 대상으로 한 지급보증보험 출시를 추진한다. PG사 정산 대금에 대한 보험 상품이 출시되는 것은 국내 최초다. 금융 당국이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이후 PG사의 정산 대금 관련 자율 규제안을 만드는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23일 조선비즈 취재에 따르면 SGI서울보증은 PG사가 보유하고 있는 정산 대금의 일부를 지급보증보험의 방법으로 관리하는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정산 대금은 PG사가 결제처에 넘기기 전 잠시 보유하는 돈이다. 소비자가 온라인상에서 어떠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결제하면 PG사가 적게는 2~3일, 길게는 한 달 이상 돈을 보유했다가 수수료를 떼고 결제처로 넘긴다.
해당 보험은 PG사가 금융 사고로 결제처에 대금 정산을 해 주지 못할 상황이 됐을 때, SGI서울보증이 일부를 대신 지급해 주는 방식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SGI서울보증은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금융 당국에서 관련 자율 규제안을 내는 대로 보험 출시 준비에 착수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티메프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PG사가 정산대금을 신탁·지급보증보험 등의 방법으로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자율 규제안을 마련하고 있다. PG사의 정산 대금 전액을 외부 기관이 관리해야 한다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현재까지 계류 상태인 데다, 통과되더라도 1년의 유예 기간이 있다. 이 때문에 금감원이 자율 규제안을 미리 만들어 제도 공백을 막고자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PG사 정산 대금 관련 자율 규제안을 만들기 위해 업계와 협의하는 단계에 있다”라고 말했다.
SGI서울보증이 이 같은 보험 상품을 개발하는 이유는 지난해 티메프 사태가 정산 대금 미지급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티몬과 위메프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와 PG업을 겸했었다. 두 업체는 수년간 자본 잠식 상태였는데, 입점 업체에 줘야 할 정산 대금을 유용하며 사업을 이어갔다. 이 방식으로 부실 사업체를 연명하다 지난해 1조3000억원가량의 정산 지연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