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킥스)은 197.9%(경과조치 후)로 직전 분기(206.7%) 대비 8.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의 킥스가 200% 미만으로 하락한 것은 2021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킥스는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생명보험사의 킥스는 경과조치 후 190.7%로 직전 분기보다 12.7%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는 3.4%포인트 하락한 207.6%로 집계됐다.
경과조치 전으로 따지면, 전체 보험사의 킥스는 184.2%로 직전 분기(191.3%)보다 7.1%포인트 내려갔다. 생명보험사는 10.5%포인트 하락한 172.2%, 손해보험사는2 .3%포인트 내려간 200.9%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 ‘빅3’의 킥스도 모두 하락했다. 경과조치를 신청하지 않은 삼성생명의 올 1분기 킥스는 177.2%로 직전 분기보다 7.7%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은 9.7%포인트 하락한 154.1%로 산출됐다. 교보생명은 경과조치 후 기준 33.9%포인트 하락한 186.8%를 기록하며 생명보험사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는 145.8%로 직전 분기보다 18.4%포인트 하락했다.
생명보험사 중 KDB생명·하나생명·ABL생명·카디프생명 등 4곳만 킥스가 상승했다. 반면 신한라이프·KB라이프·IBK연금보험·DB생명·교보라이프플래닛·동양생명·푸본현대생명·처브라이프는 두자릿수 하락했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 등 대형 보험사 일부만 킥스가 개선됐다. 메리츠화재는 9.3%포인트 하락했으나 238.9%를 기록하며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KB손해보험은 4.3%포인트 하락한 182.2%로 나타났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킥스는 한 개 분기만에 126.5%포인트 하락하며 하락폭이 가장 컸다. 하지만 283.1%를 기록하며 법정 기준치(100%)는 물론 금융 당국 권고치(130%)를 크게 상회했다. 한화손해보험으로 흡수합병이 예정된 캐롯손해보험은 87.7%포인트 급락한 68.6%를 기록하며 법정 기준치를 넘기지 못했다.
킥스가 하락한 것은 요구자본 증가폭이 가용자본 증가폭보다 컸기 때문이다. 킥스는 요구자본이 늘어나면 하락한다. 반면 가용자본이 늘면 킥스는 상승한다. 올 1분기 보험사의 가용자본은 경과조치 후 249조300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조3000억원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요구자본은 5조9000억원 증가한 126조원을 기록했다.
금감원은 “당기순이익 시현 및 자본증권 신규 발행 등으로 가용자본이 소폭 증가했다”며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에 따른 장해·질병위험액이 3조원 증가하고 자산·부채 종합관리(ALM) 미스매칭 확대 등에 따라 금리위험액이 1조7000억원 증가해 요구자본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기준금리 인하 등에 따라 저금리 기조 지속이 전망되는 만큼, 금리 하락에 대비한 ALM 관리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ALM 관리가 미흡한 보험사를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감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