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 국내 간편결제 3대장의 경쟁이 해외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국내 간편결제 시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면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끝난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해외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간편결제사들은 올해도 해외 결제액을 늘리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27일 간편결제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전날 진행된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의 3대 목표 중 하나로 해외시장 확대를 꼽았다. 이를 위해 이승건 토스 대표는 앞으로 5년 이내에 토스 사용자의 절반가량을 외국인이 사용하도록 만들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토스는 올해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으며 전 세계인의 금융 슈퍼애플리케이션(앱)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QR간편결제와 안면인식 결제 사용처를 넓혀나가기로 했다. 토스는 3사 중 가장 늦게 해외결제 시장을 열었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해, 현지에서 결제가 가능한 국가는 총 56개국으로 네이버페이(66개국), 카카오페이(56개국)와 맞먹는다.
네이버페이는 최근 지난해 1년간 연말결산 리포트를 통해 해외 QR결제 성장률을 공개했다. 네이버페이는 기존 유니온페이, 알리페이플러스에 이어 지난해부터 GLN인터내셔널, 위챗페이 결제까지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용 가능한 국가·지역도 66개로 확대했다. 특히 유니온페이·알리페이플러스와 제휴해 네이버페이 해외QR결제 서비스가 시작된 2023년 9월의 결제액과 지난해 9월의 결제액을 비교하면 7.7배 늘어났다.
3사 중 처음으로 해외결제의 포문을 연 카카오페이도 해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간편결제사 핀테크 기업 중 유일하게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 ‘인바운드 해외결제’를 제공하고 있다. 알리페이나 페이페이 등 해외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현지 고객도 국내 카카오페이 가맹점에서 별다른 앱 설치나 가입 없이 자국 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페이는 여행플랫폼 아고다, 하나카드 등과 협업을 시작해 해외결제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간편결제사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은 국내 결제시장이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팬데믹이 끝나고 억눌린 여행 수요가 이어지면서 해외 결제시장의 수요도 늘었다. 카드사들이 무료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래블카드로 해외 결제시장을 노린 것과 달리 간편결제사들은 현지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확대하는 전략을 택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이미 국내보다 QR결제 문화가 보편화되어 있다. 이 때문에 네카토 3사는 현지 페이망과 결제처 협력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사용자는 네카토 해외 결제를 쓸 수 있는 매장에 입점해 간편결제를 실행하면, 결제 바코드가 자동으로 해당 국가의 해외 결제로 전환된다. 따라서 별도의 등록이나 환전 과정이 필요 없어 편의성이 높다.
간편결제사들은 해외 고객 유치를 늘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QR결제가 보편화된 국가들에서 자사의 서비스로 결제 시 할인과 환급(페이백) 혜택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각 사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간편결제사들의 경쟁적 프로모션이 활성화됐고, 올해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며 “결제사들은 현지 편의점이나 마트 등 대형 가맹점은 물론 여행객들이 찾는 소형 가맹점까지 결제망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