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국내 증시 개인 투자자)를 기쁘게 한 2025년 상반기가 끝났다. 코스피는 4월 9일 저점 이후 불과 2.5개월 만에 35%가량 급등하며 3000대에 진입했다. 이제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은 ‘상반기 기세를 하반기에도 이어갈 수 있느냐’로 쏠린다. 시장 흐름에 영향을 줄 만한 몇 가지 요소를 살펴보자.
우선 코스피가 단기 급등한 만큼 기술적 조정이 나올 수 있다. 크고 작은 출렁임에 노출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트럼프발(發) 관세 리스크도 여전하다. 미국이 정한 90일 상호관세 유예 시한(7월 9일)이 종료됐을 때 국가별 협상 결과가 어떨지 주목해야 한다.
이달 중 본회의 처리가 유력한 상법 개정의 경우 그 자체로 호재이긴 하나, 이미 그 기대감이 시장에 선반영된 상태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기대에 못 미친다면 되레 단기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
2분기 실적 시즌이 곧 시작된다는 점도 변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기관 3곳 이상이 실적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를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191곳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265조7114억원이다. 이는 6개월 전 추정치인 284조63억원보다 6.4% 하향 조정된 수준이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상승에 대해 “순이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수반되지 않은 채 중장기 경제·증시 체질 개선 관련 정책 기대감 하나에만 편승한 상승 랠리였다“며 “시장 상승이 거듭될수록 주가·밸류에이션·수급 피로는 가중될 공산이 크고, 시장은 대내외 변수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개연성이 높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시선을 하반기 전체로 길게 보면 강세 전망은 어쨌든 유효하다고 입을 모은다. 밸류에이션 재평가(re-rating)가 증시를 이끌 것이란 이유에서다. KB증권은 올해 최선호 업종인 금융과 원전, 방산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급등에 따른 조정이 가능하지만, 추가 매수로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