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까지만 해도 1900원을 밑돌던 코스닥 상장사 미투온(201490) 주가는 현재 4000원을 돌파했다. 1만3000원대를 횡보하던 헥토파이낸셜(234340) 주가도 2만6000원을 넘어섰다. 아이티센글로벌(124500), 다날(064260) 등의 주가 흐름 역시 비슷하다. 모두 이달 들어 불기둥을 세웠다.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추경안 관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주식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주로 묶인다는 점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스테이블코인 정책을 강력히 추진 중인 가운데 한국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약속한 영향이다.

스테이블코인 관련주들의 주가 랠리는 이 대통령이 디지털자산 싱크탱크 해시드오픈리서치의 김용범 대표를 대통령실 정책실장으로 임명한 직후 본격화했다. 김 실장은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를 역임하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을 수차례 주장한 인물이다. 여당은 이달 11일 스테이블코인 관련 내용이 포함된 디지털자산기본법안을 발의했다.

NH투자증권은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제도화하면 기업들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스테이블코인 기반 서비스 개발 ▲기업 운영에 스테이블코인 도입 등의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서클 상장 사례 등에 따라 국내 기업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관심이 우선 집중될 것”이라며 “이후에는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결제·금융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이 주목받을 수 있다”고 했다.

또 홍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의 프로그램 기능(programmability·스테이블코인 기반 앱 개발이 용이하다는 뜻)이 핀테크 활성화를 이끌 수 있다”며 “일반 기업도 비용 절감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점차 도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증권가 시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스테이블코인이 국채 수요의 중심축으로 성장할 것이란 점까지 염두에 두고 수혜주를 찾는 분위기다. 미국 스테이블코인 법안(Genius Act)을 보면 ‘허가된 발행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잔액에 대해 최소 1:1 비율로 준비자산을 유지할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준비자산으로는 미국 동전이나 화폐 또는 중앙은행 예치금, 잔여 만기 93일 이내의 미국 국채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미 USDT(테더)와 USDC(서클)는 준비자산으로 미국 국채를 1260억달러(약 173조1870억원) 보유하고 있다”며 “단순하게 계산해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6~12배 성장할 경우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총 미국 국채 보유 규모 역시 1조달러(약 1374조5000억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박 연구원은 “이는 가뜩이나 재정 리스크 등으로 신뢰를 잃고 있는 미 국채 수요의 중요한 기반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달러 패권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한국에서도 민생 지원을 위한 이재명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 기조에 스테이블코인이 기여할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기업 경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 정책만을 통한 재정 확보는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로선 국채 발행 카드를 염두에 둬야 하는데, 이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국채 수요처 역할을 해줄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런 흐름에서 스테이블코인 수혜주를 찾다 보면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와 연관된 종목 그 자체뿐 아니라 확장적 재정 정책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업종으로도 시선을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