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1시 32분쯤 이천시 모가면의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화재가 발생, 사망자 38명, 중상자 8명, 경상자 2명 등 총 48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우레탄 작업 중 발생한 유증기가 화원(火源)에 노출되면서 일어난 폭발사고일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이날 화재는 2008년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냉동창고 화재 사건과 흡사한 사고라는 해석이 많다. 당시에도 냉동창고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고, 유증기에 화원이 옮아붙어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29일 서승현 경기 이천소방서장은 화재 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구체적인 화재 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라면서도 "화재가 난 건물 전체 층에서 우레탄 작업 중이었는데, 작업 중 발생하는 유증기가 화원에 노출돼 폭발이 일어났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사장에서는 우레탄 작업이 한창 이뤄지고 있었다. 우레탄은 단열성능 효과가 높고, 가공성과 접착성 등이 뛰어나 냉동창고 단열재나 완충제 등으로 사용되는 자재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공사장 현장에서도 단열재로 우레탄을 창고 벽면 등에 주입하는 작업이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레탄이 주입되는 과정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날 경우 최고 200도까지 온도가 상승, 유증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소방당국은 우레탄 작업 중 발생한 유증기가 화원을 만나 폭발하면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들도 "사망자들이 전혀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옷이나 신발 등 소지품들이 모두 탄 점점을 보면 큰 폭발이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인근서 화재를 목격한 한 주민은 "10여 차례의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인명 수색을 마치는대로 구체적인 화재 원인과 함께 시공사와 물류창고 관계자 등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준수사항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사망자 가운데는 외국인 근로자도 2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