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의 나이트댄스’(4만원·강남점) ‘부부 발마사지’(7500원·인천점) ‘부동산 10억 만들기’(1만원·미아점)….
신세계백화점 각 점포에서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여는 문화센터 일요강좌다. 7월부터 ‘주5일 근무’가 본격 시작되자 때를 놓치지 않고 부부가 함께 일요일에 즐길 수 있는 단기 특강을 내놓은 것이다.
신세계는 고객이 자사 직영 목장의 송아지를 구입하는 ‘한우위탁사육’도 검토하고 있다. 고객이 직영 목장의 소를 사서, 주말에 가족이 함께 나들이해 소의 성장과정을 지켜보게 한다는 것이다. 다 자란 소는 목장에서 되사들인다는 것이다.
주5일 근무제에 가장 기민하게 움직이는 곳은 유통업체들이다. 주말에 부부나 가족 단위로 움직인다는 것에 착안, 특별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최근 급성장을 보이는 스포츠·레저 용품과 의류 매장의 강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초 특별팀을 구성해 주5일 근무제를 연구했다.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 중 하나가 현재 목동점에서 실시 중인 600평 규모의 스포츠용품·의류 토털매장인 ‘런 앤 런’이다.
인터넷 쇼핑몰인 삼성몰은 올해부터 가족이나 직장인을 위한 1박3일짜리 주말 해외여행 상품을 본격 판매하고 있다. 삼성몰 관계자는 “태국, 중국, 홍콩을 다녀오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80명에게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면서 “주5일제가 본격화되는 만큼 상품을 더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로항공 등에서 내놓은 2박4일짜리 ‘일본 반딧불’ 같은 상품은 2개월 전에 예약해야 자리가 있을 정도다.
호텔들도 주말 도심에 남아 외식을 즐기려는 가족들을 겨냥해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은 금요일 오후부터 가족과 함께 지내려는 트렌드에 착안, 지난달 16일부터 일요일은 아예 나이트클럽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대신 주말 가족고객(3인 이상)을 잡기 위해 중식당에서 불도장 등 일부 메뉴는 제외하고 1인당 5만원 정도를 내면 120가지 요리를 원하는 만큼 시킬 수 있는 파격 메뉴를 내놓았다. 호텔 관계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외식을 즐기는 가족들에게 반응이 좋아 50% 정도의 매출 신장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주5일 근무를 겨냥해 컨셉 자체를 바꾼 제품을 내놓고, 판촉 활동도 가족 이동로를 따라 벌이고 있다.
의류회사들은 근무와 레저활동을 할 때 함께 입어도 되는 ‘프라이데이 룩(Friday Look)’ 등 평상복과 케주얼, 스포츠웨어의 경계 자체를 무너뜨리고 있다. LG패션의 ‘마에스트로 캐주얼’은 고어텍스 등 기능성 소재를 사용해 평상시뿐 아니라 레저 등 스포츠 활동에도 입을 수 있게 했다. LG패션 관계자는 “주5일제 등으로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어 아웃도어(outdoor) 시장이 최근 3개년 연 평균 34%의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전문 아웃도어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회사들은 가족 단위나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모이는 휴양지, 놀이공원 등에서 대대적인 판촉 이벤트를 열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달 23일 서울랜드 장미축제장에서 ‘쎄라토 장미정원 전시회’를 열었다. 차를 장미꽃 2만 송이로 장식해 휴일 공원을 찾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13일에는 부산 해운대 모래사장에서 열린 ‘모래조각 페스티벌’에 소형차 모닝의 이색전시회를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