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에서 발생하는 열폭주 현상의 다양한 원인과 메커니즘을 나타내는 모식도./고려대

유승호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배터리 열폭주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유 교수 연구팀은 인(Phosphorus) 기반 난연성 첨가제를 활용해 기존 유기 전해질 시스템의 안전성을 높이고, 배터리 폭발의 주요 원인인 열폭주 현상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았다고 17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에 지난 3월 게재됐다.

최근 전기자전거나 전동킥보드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열폭주(Thermal Runaway) 현상이다. 외부 충격이나 과열로 인해 배터리 내 화학 반응이 가속되면서 자가 발화나 폭발로 이어진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용되는 카보네이트계 유기 전해질은 상온에서도 쉽게 인화돼 직접적인 발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를 막기 위해 배터리의 안정성을 높이는 난연성 전해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난연성 전해질은 불소계 고농도 염이나 다량의 불소 원자를 도입하는 방식이라 비용이 많이 들고, 배터리 성능은 저하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인 기반의 난연 첨가제를 이용했다. 인계 화합물은 적은 양으로도 효과적으로 기능하고, 연소 시 발생하는 독성이 적어 배터리 안전성 확보에 유리하다. 또 전해질의 물리적 특성이나 전기화학적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작아 배터리 성능 저하 우려가 낮고,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연구팀은 다양한 인계 첨가제의 구조별 특성과 작용 기작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실용화 가능성, 소재 개발 방향도 제시했다. 리튬 배터리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실질적인 해법을 도출했다.

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배터리의 난연성과 계면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첨가제 설계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라며 “이를 기반으로 인계 첨가제의 활용도를 넓혀, 향후 차세대 전지 시스템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Advanced Energy Materials(2025), DOI : https://doi.org/10.1002/aenm.2025005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