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달과 화성 등 심우주 여행을 위해 개발한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을 발사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크고 강력한 로켓인 만큼, 이번 비행이 성공하면 일론 머스크가 꿈꿔온 화성 이주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는 17일 오후 9시쯤(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보카 치카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우주선 스타십을 발사한다. 앞서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14일 스타십의 지구궤도 시험 비행을 승인했다.
스타십은 1단 추진 로켓 슈퍼헤비 ‘부스터7′과 2단 선체 ‘십24′로 구성돼 있다. 슈퍼헤비는 길이 69~70m, 십24는 길이 50m로, 스타십의 총 길이는 120m에 달한다. 이는 길이 110m로 역대 가장 큰 우주 발사체인 ‘새턴 5′보다 거대한 높이를 자랑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사용된 길이 98m ‘스페이스론처시스템(SLS)’과 22m 차이다.
스타십의 추력은 7590tf(톤포스·1tf는 1t 중량을 밀어 올리는 힘)로, 역사상 가장 강력하다. 이는 SLS보다 두 배 이상 강한 것이다. 슈퍼헤비에는 액체 메탄과 액체 산소를 다단연소 방식으로 뿜어내는 ‘랩터 엔진’이 총 33개 탑재됐다.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한 스타십의 탑재중량은 100~150t이다. 선체에 한 번에 탑승할 수 있는 인원은 총 100명이다.
스페이스X가 이번에 진행하는 시험 비행은 총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스타십은 발사 후 55초에 발사체가 가장 큰 압력을 받는 ‘맥스큐(Max-Q)’ 지점에 도달한 뒤, 2분 52초에 1단과 2단이 분리된다. 이후 스타십 우주선의 엔진이 점화되고 지구 저궤도를 한 바퀴 돌게 된다.
미국 텍사스주에서 출발해 분리된 슈퍼헤비는 멕시코만에서 회수하고, 지구궤도를 돈 스타십 선체는 미국 하와이 카우아이섬 인근 태평양에 입수한다. 스페이스X는 슈퍼헤비와 스타십 모두 완전히 재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스타십의 개발 과정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스페이스X는 2020년 2월 스타십의 프로토타입 ‘SN1′을 시작으로 수많은 실패를 겪었다. 특히 스타십은 선체 재활용을 위해 재착륙 기술이 필수적이었는데, 실험 도중 발사체가 연료탱크에 이상을 보이거나, 고꾸라져 폭발하는 경우도 많았다. 스타십의 비행 테스트가 성공한 것은 2021년 5월 프로토타입 ‘SN15′에 가서다. 2016년 랩터 엔진 개발부터 포함하면, 총 7년에 걸쳐 스타십을 개발한 것이다.
스타십은 지구 안에서의 대륙 간 이동과 행성 간 이동에 모두 사용된다. 스페이스X는 스타십을 이용해 장거리로 떨어진 대륙 간 주요 도시를 30분 만에 주파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용객들이 관성으로 불편함을 겪게 될 문제도 있어 실제 구현될지는 미지수다.
스페이스X는 지구 저궤도에서 연료를 충전해 달이나 화성 등 행성 간 여행을 한다는 포부도 밝힌 상태다. 실제로 미 항공우주국(NASA)이 2025년 시도할 아르테미스 3호 임무에도 스타십이 달 착륙선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사람뿐 아니라 화물도 운반해 행성에 자재를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스타십 시험 비행은 발사 45분 전부터 스페이스X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첫 번째 시험 비행에 앞서 최종 점검을 완료하고 있다”며 “발사 당일 날씨는 좋아 보이지만, 혹시 모를 바람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