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음주로 인한 간 손상 및 염증(알코올 지방간염)의 발생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pixabay

국내 연구진이 음주 시 나오는 활성산소(ROS)가 간세포 사멸과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밝혔다.

정원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진은 김원 서울대 보라매병원 교수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음주로 인한 간 손상 및 염증(알코올 지방간염)의 발생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1일 게재됐다.

과도한 음주는 알코올성 간질환을 유발하며, 이 중 약 20%는 알코올 지방간염으로 진행되고 이는 간경변증과 간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연구진은 만성 음주 시 ‘소포성 글루탐산 수송체(VGLUT3)’의 발현 증가로 글루탐산이 간세포에 축적되며, 이후 폭음으로 인한 간세포 내 칼슘 농도의 급격한 변화가 글루탐산 분비를 유도함을 확인했다.

글루탐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지나치게 많으면 신경세포가 과흥분해 세포가 손상 또는 사멸하게 한다. 분비된 글루탐산은 간 내 상주 대식세포인 쿠퍼세포의 글루탐산 수용체(mGluR5)를 자극해 활성산소 생성을 유도하고, 이는 곧 간세포 사멸과 염증 반응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를 기반으로 연구진은 글루탐산 수송체, 글루탐산 수용체 및 활성산소 생성 효소(NOX2)를 유전적 또는 약리적으로 억제하면 알코올로 인한 간 손상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동물 모델을 통해 입증했다.

정원일 교수는 “이는 향후 알코올 지방간염의 발병 초기 단계에서 진단, 치료를 위한 새로운 분자 표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5),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5-608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