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아와드(Ali Awad)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학생연구원이 자일로스 원료를 자일론산과 자일리톨로 전환하는 반응기를 조작하고 있다./한국화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외부 수소 공급 없이 실온에서 자일로스를 고부가 성분인 자일론산과 자일리톨로 동시 생산하는 친환경 촉매·지속가능 분리공정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황영규·김지훈·오경렬 연구원 연구진은 백금(Pt) 촉매 기반 전이 수소화 반응을 활용해, 자일로스를 고부가 유기산·당알코올로 동시에 전환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지난 3, 4월 각각 국제 학술지 ‘켐서스켐(ChemSusChem)’, ‘미 화학회 지속 가능한 화학 및 공학(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에 게재됐다.

최근 농업 폐기물과 같은 바이오 자원을 이용해 화학제품을 만드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그중 옥수수 심지, 자작나무 껍질 등에서 얻게 되는 ‘자일로스’라는 당분은 여러 화학제품의 중간 원료로 쓰인다. 특히 자일로스 원료에서 자일리톨, 자일론산을 만들면, 각각 설탕 대체용 감미료·바이오플라스틱, 의약품 등에 광범위하게 쓸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자일로스 기반 공정은 일반적으로 고온·고압 조건에서 외부 수소나 산소를 투입해 생산해 에너지가 많이 필요했다.

연구진은 ‘전이 수소화 기반 일괄반응’ 기술을 통해 자일로스를 동시에 자일리톨과 자일론산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우선 올해 3월 논문에서 지르코니아(ZrO₂) 지지체에 백금 나노입자를 고르게 분산시킨 촉매를 선보였다. 지르코니아가 백금을 잘 붙잡는 역할을 하며 5회 이상 재사용 후에도 80% 이상의 높은 전환율이 유지되어, 일반적인 탄소 지지체 대비 우수한 촉매 수명을 보였다.

신규 촉매와 함께 상온·상압에서 물·수산화칼륨·고농도의 자일로스 용액을 반응시키면 자일론산·자일리톨을 각각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는 수소 전이 효율 100%를 기록했다. 마치 요리할 때 재료에서 나온 국물을 그대로 다시 요리에 사용한 것처럼, 자일로스 분리 과정에서 나온 수소가 자일리톨을 만드는데 모두 재활용돼, 이론적으로 가장 높은 효율을 달성했다는 의미다.

올해 4월에는 후속 연구를 통해 저에너지 통합 공정도 개발해 발표했다. 반응 후에는 자일론산·자일리톨·염기가 마치 건더기·국물·양념처럼 섞여 있는 혼합물이 생성된다. 연구진은 이를 한 번에 분리하는 공정을 개발했고, 90% 이상 회수된 염기는 반응에 재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규 촉매를 사용한 통합 반응-분리 공정은 자일론산 및 자일리톨 모두 1시간에 37.5g/L를 만드는 빠른 생산성을 보였다. 기존 열촉매, 광촉매, 바이오촉매보다 1.5~6배 빠르다. 또 에너지 소비를 최대 46.4%까지 절감했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연속식 시스템으로 확장하며, 탄소중립형 바이오화학공정 실증에 나설 계획이다. 황영규 화학연 센터장은 “이번에 개발한 상온 바이오매스 전환 촉매 기술 및 친환경 분리공정을 바탕으로, 국내 미이용 바이오매스 및 폐플라스틱 활용 연구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미래 탄소원인 바이오매스, 폐플라스틱 및 이산화탄소 전환 공정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 밝혔다.

참고 자료

ChemSusChem(2025), DOI: https://doi.org/10.1002/cssc.202401651

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2025), DOI: https://doi.org/10.1021/acssuschemeng.5c0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