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올해 6월 창립 99주년을 맞았다. 1933년 1호 자체 개발 의약품인 ‘안티푸라민’으로 시작, 2024년 8월엔 국산 항암제 최초로 존슨앤드존슨(J&J)의 ‘리브리반트’와 병용 요법으로 FDA(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가장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라는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혁신 신약 개발 확대
유한양행은 최근 글로벌 톱 50 제약사를 목표로 삼고 혁신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 외부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전략을 쓰고 있다. 이를 통해 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위험을 회피하면서 효율적으로 신약 개발을 하겠다는 것이다. 여러 바이오텍이 개발하고 있는 유망한 후보 물질을 선별해, 라이선스인(기술 도입)을 한 뒤 자체 임상 개발을 통해 후보 물질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글로벌 임상 및 상업화를 위해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에 라이선스아웃(기술 수출)을 진행하는 식이다. 단계에 따라서 마일스톤이나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받으면 원 개발사와 이익을 나눈다. 이를 통해 임상 진행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업 경영에 있어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유망 물질의 발굴과 기술 도입은 최근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2023년 제이인츠바이오에서 도입한 항암 신약 후보 물질 ‘YH42946’, 2020년 지아이이노베이션에서 도입한 알레르기 신약 후보 물질 ‘레시게르셉트(YH35324)’ 등이 그 예다. 올해로 4회 차를 맞은 YIP(Yuhan Innovation Program)을 통해 대학 및 연구 기관과 함께 기초과학 분야에서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확장하고 있다.
◇ 글로벌 블록버스터 ‘렉라자’
국내 혁신 신약 제31호이자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진출에 성공한 ‘렉라자’는 최근 일본에도 출시됐다. 유럽, 캐나다에서도 허가를 받았다. 올해 허가 국가에서의 판매량에 따라 10%가 넘는 로열티를 회수할 예정이다.
지난 3월 열린 유럽폐암학회(ELCC)에선 파트너사 J&J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요법에 대한 전체 생존율(OS) 데이터를 공개했다. 전체 생존율이란 전체 환자군을 대상으로 생존율이 50%에 도달하기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J&J 측은 임상 대상자의 60% 이상이 생존해 있어 구체적인 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만, 기존 치료제보다 적어도 약 1년 넘게 전체 생존 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에 있어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최근 렉라자와 병용 처방하는 리브리반트 SC(피하주사) 제형 변경도 유럽에서 처음 승인됐다. 기존 5시간이 걸리던 투여 시간이 병용 요법 덕에 5분으로 단축된 만큼 해외 판매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 보유
유한양행은 렉라자 이후에도 새로운 혁신 신약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미국 알레르기천식 면역학회(AAAAI)에선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인 레시게르셉트(YH35324)의 임상 1b상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 1b상 결과, 레시게르셉트를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 안전할 뿐 아니라, 기존 약인 오말리주맙보다 더 강하고 오래가는 효과를 보였다. 이 효과는 이전의 국제 학회에서 발표한 실험 결과와도 일치했다.
유한양행은 또한 면역항암제(YH32367)와 희소 질환 치료제(YH35995) 등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항암, 대사 질환 등 중점 분야를 선정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기반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한 덕분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글로벌 50대 제약사 진입을 목표로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고 지속적인 신약 개발을 통해 성과를 창출해 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