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해 왔다면, 이제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과제, 사회적 요구에 응답하는 연구를 수행해야 할 시점입니다.”
권이균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원장은 25일 서울 중구에서 취임 이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원개발, 기후변화 연구를 포함한 지구환경연구, 지진재해 등을 다루는 국토안전, 자원재활용 등의 네 분야를 중심으로 지질자원연을 꾸려나가겠다”며 연구원 운영 방향과 주요 과제, 향후 비전 등을 밝혔다.
이날 권 원장이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은 것은 물리탐사연구선 ‘탐해 3호’의 인프라 구축이었다. 그는 “2000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된 탐해 3호는 기존 탐해2호보다 기술 수준이 높아졌지만, 장비를 안정화하고 취득한 자료를 처리하기까지 길게는 4~5년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이와 관련된 인프라 구축을 완료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권 원장은 “기후 변화 대응과 탄소 중립을 위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 상용화, 수자원 확보, 국내외 핵심광물 자원 개발과 공급망 확보도 빼놓을 수 없다”며 “적합한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소재를 기획하고 참여해서 더 이바지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지질자원연은 지질 안보와 에너지 자원 안보, 기후변화 안보의 세 가지 축으로 대형사업단을 꾸리고 성과 창출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연구 내용으로는 희토류 가공기술 개발,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수자원 확보 방안, 산불·싱크홀·산사태와 같은 복합 재난들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목표다.
권 원장은 “장기적으로 국가 R&D 사업을 창출하기 위해 연구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으는 싱크탱크를 운영하고, 경쟁력 있는 아이템들을 찾아나갈 것”이라며 “기업의 수요를 파악해 연구 사업에 반영함으로써 큰 규모의 기술사업화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 외에 권 원장은 “지질연이 집중할 부분은 추후 논의하면서 정해가야겠지만, 방사성 폐기물 처분지에 대한 조사, CCUS와 관련된 대규모 실증사업, 해저 광물 확보, 미래에너지를 위한 중장기로드맵 등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며 “기존에 해오던 일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전략을 기반으로 연구 방향을 설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한편 우주자원 개발에 대해서는 “보다 넓은 영역에서 복합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얼마나 데이터가 축적됐느냐가 성공과 경제성을 담보하는 만큼 꾸준히 다른 연구와 병행해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