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GPS)을 구축하는 KPS 사업을 이끌 새 사업본부장에 김대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혁신센터장이 선임됐다. 김 신임 본부장은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인 다누리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이다.
23일 우주항공청과 항우연 등에 따르면, 항우연은 지난달 KPS개발사업본부를 원장 직속 조직으로 두고 신임 본부장에 김 센터장을 임명했다. KPS 사업은 한반도 인근에 초정밀 위치·항법·시각 정보를 제공하는 독자 위성항법시스템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전 세계적으로 자체 GPS를 보유한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유럽연합·중국·인도·일본 뿐이다. 한국은 미국의 GPS를 이용하고 있지만, 안보 차원과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독자적인 GPS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왔다.
정부는 2022년부터 3조7234억원을 투입하는 KPS 사업을 시작했다. 위성항법시스템은 위성에서 오는 신호를 수신해 3각측량법으로 위치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위성에서 오는 전자파의 속도는 정해져 있으므로 신호 수신까지 시간을 측정하면 거리를 알 수 있다.
정부는 2035년까지 항법신호를 보낼 경사궤도위성 5기와 정지궤도위성 3기 등 8기의 위성을 올리고, 지상국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당초 KPS 사업은 항우연 독립사업단이 추진했지만 정부 부처간 의견 조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사업단 내부에서도 잡음이 생기자 우주항공청은 KPS 위성 1호기 발사를 20개월 늦추고, KPS개발사업본부를 항우연 원장 직속 조직으로 편입해 관리를 강화하도록 했다.
김 본부장은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사업이 지연된 원인을 빠르게 파악해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KPS 사업이 시작하고 3년이 지났는데 어떤 문제가 있어서 사업이 멈춰 있는지 문제가 되는 맥을 찾아내려고 한다”며 “문제가 확인되면 침을 놓든 뜸을 뜨든 맞는 방법을 찾아서 다시 혈액이 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항우연 KPS개발사업본부가 정비를 마치고 다시 가동하면서 KPS 사업도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우주청과 항우연은 지난 주 KPS 위성 1호기에 대한 예비 설계 검토회의를 진행했다. 우주청 관계자는 “항우연을 중심으로 KPS 개발사업이 다시 본 궤도에 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