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폐플라스틱에서 고가의 금속만 골라 회수해 흡착제로 재탄생하는 업사이클링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이정현, 원왕연 고려대 교수 공동 연구진이 폴리염화비닐(PVC) 폐플라스틱을 원형 그대로 가공해 폐수 내 금, 팔라듐, 백금과 같은 유가금속을 효과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흡착제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온라인판에 지난 5월 9일 게재됐다.
고가의 희소한 자원인 유가금속은 전자기기, 촉매, 배터리 등 다양한 산업에 널리 사용된다. 따라서 전자폐기물이나 폐촉매로부터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기술 개발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흡착 기반 유가금속 회수 기술은 공정이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흡착제는 흡착 성능이 떨어지고 제조 과정이 복잡한 데다, 이 과정에서 유독물질이 쓰인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PVC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유가금속 흡착제를 제조하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 간단한 용매 처리 공정으로 PVC 폐플라스틱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다공성 구조를 만든 뒤, 유가금속을 선택적으로 흡착하는 ‘하이드라진(hydrazine) 작용기’를 붙였다.
개발한 흡착제를 실제 폐컴퓨터와 폐촉매의 침출수에 적용한 결과, 다양한 금속이 혼재된 환경에서도 유가금속만 선택적으로 흡착했다. 동일한 흡착제를 여러 차례 반복 사용했을 때도 초기 성능을 거의 유지했다.
또 유가금속이 흡착된 흡착제를 열처리해 고순도의 유가금속을 쉽게 회수할 수 있었다. 이런 금 회수 공정에 대해 경제성과 환경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 기존의 금 채굴 및 정제 공정보다 높은 경제성과 환경친화성을 보였다.
이정현 교수는 “버려지는 자원인 폐플라스틱을 간단하고도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고부가가치 소재로 재탄생시키는 전략을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다양한 종류의 폐플라스틱과 천연고분자를 활용해 고부가가치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Advanced Science(2025), DOI: https://doi.org/10.1002/advs.202503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