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수술을 하고 생존 기간을 인공지능(AI)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화 효소를 분비하는 췌장에 생긴 암은 말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수술해도 재발률이 높다. AI로 수술 예후(豫後)를 정확하게 파악하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췌담도암센터 소화기내과 박주경 교수, 간담췌외과 한인웅 교수, 병리과 장기택 교수 연구진은 “AI로 분석한 결과 종양 침윤성 림프구 밀도가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과 관련이 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는 지난 25일 국제 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JAMA) 외과수술’에 실렸다.
종양 침윤성 림프구는 암세포 주변에 모여있는 면역세포로 백혈구의 일종이다. 면역 반응에 기반해 종양을 공격하는 특성이 있어 이를 분석하면 치료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의료진이 종양 침윤성 림프구를 하나하나 측정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관찰하는 사람마다 측정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용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AI로 췌장암 수술 환자 304명의 종양 침윤성 림프구를 분석했다. 림프구 밀도가 높으면 수술하고 생존 기간이 비교적 길었다. 종양 침윤성 림프구가 풍부한 면역 활성형 환자군의 생존 기간 중앙값은 35.11개월이었지만, 면역 결핍형 환자의 생존 기간 중앙값은 11.6개월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의료 AI 기업 루닛(328130)의 면역 형질 분석 AI인 ‘루닛 스코프 IO’를 사용했다. 박주경 교수는 “이번 연구로 췌장암 환자의 생존 결과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며 “AI가 암 치료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고 했다.
참고 자료
JAMA Surgery(2025), DOI: https://doi.org/10.1001/jamasurg.2025.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