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이 편두통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선DB

비만 치료제가 편두통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편두통은 세계 인구 15%가 겪는 혈관성 두통이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빛에 예민해지며 메스꺼운 증상이 나타난다.

이탈리아 나폴리 페데리코 2세 대학교의 시모네 바라카 신경외과 교수 연구팀은 “리라글루타이드가 비만 환자의 월 평균 두통 발생 일수를 절반쯤 줄인다”고 2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Headach’에 지난 17일 실렸다.

리라글루타이드는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 치료제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삭센다란 이름으로 개발했다. 뒤이어 나온 GLP-1 계열 당뇨·비만 치료제가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이다.

연구팀은 편두통이 있는 비만 환자 31명에게 리라글루타이드를 매일 1.2mg 투여하고 12주간 관찰했다. 환자는 여성 26명, 남성 5명으로 평균 나이는 45세였다. 연구 결과 환자에게 편두통이 발생한 날이 월 평균 20일에서 11일로 줄었다.

환자 31명 중 15명은 편두통 빈도가 50% 넘게 줄었다. 이 가운데 7명은 편두통 빈도가 75% 감소했다. 환자 1명은 편두통이 완전히 사라졌다. 다만 4명은 리라글루타이드를 투여해도 아무 변화가 없어 모든 환자가 효과를 본 것은 아니었다. 연구팀은 “편두통을 완화하는 효과는 대부분 첫 주에 나타났다”고 했다.

연구팀은 두개골 내부의 압력인 두개내압 상승이 편두통에 영향을 미치며, 리라글루타이드가 두개내압을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연구팀은 환자들 두개내압을 측정해 편두통 감소가 두개내압 변화와 관련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덴마크 남부 대학교(SDU) 란프랑코 펠레시 신경과학 전문의는 “일부는 위약(僞藥) 효과 때문에 두통이 감소했을 수 있다”고 후속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약을 먹은 사실만으로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해 치료 효과를 느꼈다는 것이다.

참고 자료

Headach(2025), DOI : https://doi.org/10.1111/head.14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