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당뇨·비만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가 다음 달 한국에 출시된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한국법인 한국릴리는 국내 2형 당뇨병과 비만 환자 대상으로 마운자로프리필드펜주(성분명 터르제파타이드)를 출시한다고 23일 밝혔다.
마운자로가 비만약으로 출시된 것은 2023년 6월 2형 당뇨병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지 2년 만이다. 국내에선 지난해 비만 치료제로 적응증을 추가해 승인을 받았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다음 달 중순 경에 마운자로를 출시한다”며 “유통사가 병의원과 약국 주문을 받아, 이후 환자 처방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운자로는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와 마찬가지로 글루카콘 유사 펩타이드(GLP)-1 호르몬을 모방한 약물로,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는 효과를 보고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나중에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돼 비만약으로 발전했다. 미국에서는 당뇨병 치료제 제품명은 마운자로, 비만 치료제 제품명은 젭바운드(Zepbound)로 구분해 출시됐는데, 국내에선 제품명을 마운자로로 통일됐다.
마운자로는 피하주사 제형으로 일주일에 한 번 환자가 스스로 투사를 투여하는 방식이다. GLP-1과 함께 위 억제 펩타이드(GIP)에도 작용하는 유일한 이중 작용 비만약이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자극해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높인다. GIP는 지방세포를 분해하고 메스꺼움을 줄여준다.
국내 공급 가격에 대해 회사 측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후발 의약품은 먼저 출시된 경쟁 약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마케팅을 펼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경쟁 약 위고비보다 저렴한 가격을 책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국내에 먼저 출시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의 2.4㎎의 국내 공급 가격 4주 분량 기준으로 약 37만원이었다.
다만 유통 비용과 진료비, 처방비 등을 더하면 환자들의 실제 부담 비용은 더 불어날 수 있다. 비만 치료제는 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환자가 약값을 전액 부담한다. 업계 관계자는 “비급여라 의료 기관마다 가격 편차가 크다”며 “마운자로 출시로 국내에서 시장을 독점해 온 위고비와 경쟁 구도가 돼 환자·소비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마운자로는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30 이상인 ‘비만 환자’,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제2형 당뇨병, 폐쇄성 수면 무호흡 또는 심혈관 질환)이 있는 BMI 27~30인 과체중 환자만 처방받을 수 있다. 회사는 치료 시작 용량은 주 1회 2.5㎎, 4주 이후부터는 주 1회 5㎎ 투여하는 방식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