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왼쪽)·빈준길 뉴로핏 공동대표이사가 IPO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염현아 기자

빈준길 뉴로핏 공동대표이사는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뇌 질환 영상 진단 솔루션을 국내외 병원에 공급하고, 제약사의 신약 임상시험 협력을 통해 내년 1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2027년에는 흑자 전환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빈 공동대표는 11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해외 병원 솔루션 공급과 빅파마(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을 모두 확대해, 올해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해외 매출이 내년에는 과반 이상으로 늘어날 것“라며 이같이 말했다.

뉴로핏은 뇌 영상을 분석하는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소프트웨어·치료기기를 연구·개발하는 기업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차세대 뉴로네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한 빈준길, 김동현 뉴로핏 공동대표가 2016년 창업했다. 회사는 이달 25일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뉴로네비게이션은 환자의 자기공명영상(MRI)을 3D(입체) 모델로 만들어 어디에 얼마나 전기 자극을 줘야 효과가 있는지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로, 뉴로핏의 기반 기술이 됐다.

뉴로핏은 뇌 질환 중에서도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단·치료·부작용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전 세계 치매 환자의 70~80%를 차지하는 대표적 퇴행성 뇌 질환이다. 뇌에 아밀로이드베타(Aβ) 단백질이 쌓이면서 뇌 조직이 손상되고 위축돼 기억력과 인지 능력이 점차 떨어진이다.

뉴로핏 알츠하이머 전주기 AI 영상 분석 솔루션./뉴로핏

회사의 핵심 기술은 MRI·양전자단층촬영(PET) 기반으로 뇌의 비정상적 위축을 판별해 치매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도록 돕는 ‘아쿠아(AQUA)’, PET 영상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소프트웨어 ‘스케일 펫(SCALE PET)’, 치매 치료제 처방, 치료·부작용 모니터링하는 ‘아쿠아 AD’ 등 3개이다.

이 중에서도 뉴로핏 아쿠아 AD는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히는 뇌출혈 여부를 확인하고, 약 투여 이후 환자의 상태 변화를 정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최근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의 ‘레켐비’, 일라이 릴리의 ‘키썬라’ 등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출시된 데 이어, 현재 여러 신약이 개발되고 있는 만큼, 뉴로핏의 매출 성장을 이끌 제품으로 꼽힌다.

뉴로핏은 릴리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데이터 공유 계약을 맺었다. 릴리의 다기관·다인종 데이터를 활용해 뇌영상 분석, 임상 변수와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경구용 치매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바이오 기업 아리바이오도 임상 3상 시험에 아쿠아AD를 활용하고 있다.

아쿠아AD는 국내 여러 의료기관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레켐비의 국내 처방이 시작되면서 올해 4월까지 국내 주요 병원 31곳에 뉴로핏 아쿠아 AD가 연구용 데모로 도입됐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연구용 데모에서 정식 제품 전환될 예정이다.

빈 공동대표는 “현재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있어 부작용 분석이 중요해졌다”며 “이런 소프트웨어 기술은 아시아에선 뉴로핏이 유일해, 아시아에서 압도적인 점유율 차지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주요 매출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MRI·PET 기반으로 뇌의 비정상적 위축을 판별해 치매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도록 돕는 ‘아쿠아(AQUA)’./뉴로핏

뉴로핏은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 개발 임상시험 영상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이미징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현재 릴리, 스위스 로슈와의 연구 협력을 통해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빈 공동대표는 “현재 릴리, 로슈 외에도 글로벌 빅파마들과 협업을 논의 중”이라며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주요 솔루션 중심의 제품 고도화를 비롯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