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여름철 비만 치료제 수요를 잡기 위해위고비의 TV 광고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제약 전문지 피어스파마(Fierce Pharma)는 7일(현지 시각)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가 6월 한 달간 TV 광고비 지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 TV광고 분석 업체인 아이스팟티비(iSpot.TV)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6월에 단일 광고를 방송하는 데 약 4000만달러(약 546억원)를 지출했다. 이는 5월 위고비 TV 광고비(2410만 달러)보다 65.9% 늘어난 것이고, 역시 광고비 1위에 올랐던 지난 3월(4040만 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위고비 광고는 미국인들이 즐겨보는 농구 경기를 겨냥했다. 위고비 광고가 가장 많이 방송된 프로그램은 미국프로농구(NBA) 결승 시리즈였다.
위고비와 비만약 시장을 두고 경쟁 중인 미국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Zepbound)는 7위를 차지했다. 일라이 릴리 역시 전월보다 젭바운드 TV광고 지출을 100만달러 늘려 1500만 달러(205억원)를 지출했다.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식후 소장에서 분비되는 GLP-1 호르몬을 모방한 약물이다. GLP-1은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혈당을 높이는 글루카곤은 억제해 포만감을 높인다.
지난달 미국 TV 광고비 규모 2위와 3위 의약품은 애브비(AbbVie)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카이리지(Skyrizi)와 린보크(Rinvoq)였다. 5월에는 스카이리지가 1위였다.
4위는 존슨앤드존슨(J&J)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트렘피어(Tremfya), 5위는 룬드벡과 일본 오츠카의 우울증·조현병 치료제 렉설티(Rexulti), 6위는 일라이 릴리와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의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스(Jardiance)였다.
아이스팟티비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상위 의약품 10개 브랜드가 TV 광고에 지출한 총액은 2억194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1월(3억 250만 달러) 이후 월별 광고비는 꾸준히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약사법에 따라 전문의약품 광고를 의약전문지에만 허용하고 있지만, 미국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전문의약품 광고를 법적으로 허용한다. 경쟁 약품과 효능을 비교하는 광고도 가능하다. 환자가 의약품 정보에 보다 쉽게 접근하고, 의약품 선택 과정에서 의료진과 능동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셀트리온(068270)은 작년부터 짐펜트라(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미국 TV광고를 시작했다. SK바이오팜(326030)은 올해부터 세노바메이트(뇌전증 치료제)의 TV광고와 함께 유튜브,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소비자 직접 광고(DCT)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환자 처방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환자들이 광고를 통해 의약품 정보를 얻어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처방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미국 내 시장 사전 조사에서도 DTC 광고를 접한 환자의 절반 이상이 해당 의약품에 대해 의료진과 상담할 의향이 있으며, 의료진 또한 환자 요청 시 실제 처방할 의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