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가 자회사 메타비아를 통해 비만 신약 후보물질 ‘DA-1726′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2030년 미국 판매 허가가 목표다. 사진은 동아에스티 연구원./동아에스티

전 세계 비만 인구가 10년 후 20억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비만 치료제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2023년 190억달러(한화 26조원)에서 2028년 374억달러(52조원)로 두 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제약사들도 비만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아에스티(170900)는 자회사 메타비아를 통해 비만 치료 신약 후보물질 ‘DA-1726′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2030년 미국 판매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DA-1726은 식욕을 줄이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수용체와 에너지 소모를 늘리는 글루카곤(GCG)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방식이다. 적게 먹고, 더 많이 소비해 체중을 줄일 수 있다.

앞서 동물실험에서는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보다 더 많은 음식 섭취에도 더 큰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미국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로 유사한 체중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고 회사는 밝혔다.

글로벌 임상 1상 시험에서 DA-1726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4주 만에 평균 6.3%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고, 허리둘레는 최대 10㎝까지 감소했다. 부작용도 경미한 메스꺼움이나 변비 정도에 그쳤으며, 대부분 단기간 내 회복됐다. 치료를 중단한 환자도 없었다. 기존 GLP-1 계열 약물과 달리 복잡한 용량 조절 없이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DA-1726은 현재 주 1회 투여 방식이다. 동아에스티는 DA-1726을 한 달에 한 번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바이오 기업 이뮤노포지와 손잡고 약효를 늘리는 기술을 접목했다. 약물이 체내에서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인 ‘반감기’를 최대 200배까지 연장할 수 있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