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미국 국익을 위한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에 대해 기존보다 약 10배 빠른 심사 절차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날 중국이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검토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FDA는 17일(현지 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인의 건강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CNPV(Commissioner’s National Priority Voucher) 프로그램을 신설한다”며 “안전성, 효능·품질에 대한 기존 엄격한 기준을 유지하면서 국가 우선 순위에 부합하는 회사의 신약 검토 프로세스를 가속화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우선 순위 기업으로 선정되면 최종 신약허가신청서(NDA) 제출 후 검토 시간이 기존 10~12개월에서 1~2개월로 빨라진다.
기존에는 NDA가 여러 FDA 사무실로 보내지는 검토 시스템이었다면, 새로운 CNPV 프로그램은 FDA 내 각 전문가들을 소집해 빠르고 체계적인 절차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마티 마커리(Marty Makary) FDA 국장은 “CNPV 프로그램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 대중에게 더 많고, 의미 있는 치료법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커리 국장은 이 프로그램의 선정 자격도 공개했다. 미국의 보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기업, 미국 국민에게 보다 혁신적인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 공중 보건에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 국가 안보 이슈를 고려해 미국 내 의약품 제조를 확대하는 기업이다.
이번 FDA의 발표는 최근 FDA 내 대규모 조직 개편으로 일부 글로벌 제약가 신약 허가 심사 지연에 직면한 상황에서 나왔다. 앞서 FDA는 지난 2일 신약 허가 심사에 활용할 수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도구인 엘사(Elsa)를 출시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미국 FDA 조치가 중국이 임상시험 검토 기간을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겠다는 발표가 나온 지 하루 만에 공개돼, 업계에서는 FDA가 중국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