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삼성서울병원과 전략적으로 협력해 보다 차별화된 오가노이드(organoid) 임상시험수탁(CRO)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이상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전략팀장·상무는 17일(현지 시각)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행사장 인근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회사가 새롭게 선보이는‘삼성 오가노이드’의 주요 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오가노이드는 장기(organ) 유사체(oid)란 뜻으로, 인체의 모든 세포로 자라는 줄기세포를 장기와 유사한 입체 구조로 배양했다고 미니 장기라고도 불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가노이드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약물 스크리닝(선별) 서비스인 삼성 오가노이드를 출시했다.
이전에도 배양접시에서 키운 인체 세포에 약물을 실험했지만, 장기처럼 입체 구조인 오가노이드는 실제 인체 상태를 더 잘 반영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전임상시험에서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한 것도 오가노이드의 주가를 높였다. 지난 4월 FDA는 오가노이드를 동물실험의 대체 기술로 인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우선 암 오가노이드로 항암 신약 후보 물질 발굴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암 환자 세포를 배양해 만든 오가노이드에 신약 후보 물질을 투입해 효능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상무는 “삼성 오가노이드는 고객사가 원하는 암종(種) 대상으로 약물의 효능을 약 5주 안에 확인해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며 “세포 배양은 약 4주, 약물 처리는 약 1주가 걸리고, 데이터 분석은 단 하루에 마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회사는 단순히 약물 스크리닝 실험 결과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관련한 병리학 정보, 유전자 정보도 함께 제공해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상무는 “다른 오가노이드 임상시험수탁(CRO) 기업과는 다른 ‘삼성 오가노이드’만의 차별점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삼성 그룹 내 삼성서울병원과 협력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2024년 기준 450만 건의 국내 최대 암 환자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체계적인 데이터 축적·분석 시스템도 구축돼 있다.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가 발표한 ‘2025 세계 최고 암병원’ 순위에서 글로벌 3위, 아시아 1위를 기록하며 국제적으로도 권위도 인정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위탁생산(CMO) 회사로 바이오 시장에 진출해 2018년 위탁개발(CDO)에 이어 이번에 임상시험수탁(CRO)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이 상무는 “이번 오가노이드 서비스 출시를 계기로 위탁연구개발생산(CRDMO)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발전할 계획”이라며“이를 통해 신약 개발 고객사와 후보 물질 발굴 단계부터 협업하면서 록인(lock-in·자물쇠처럼 소비자를 묶어두는 전략)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