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경기도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절반 가까운 단지가 1순위 청약에서 미달한 반면 인기 있는 단지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부의 6·27 가계부채 대책 발표로 대출 규제가 이뤄지면서 하반기에는 양극화가 더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경기도에서 1순위 청약을 진행한 14개 지역 25개 단지에서 총 1만1124가구 모집에 6만5607건이 접수돼 평균 청약 경쟁률 5.9대 1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6개 지역에서 1순위 청약 미달을 기록하며 청약자를 채우지 못했다.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인 지역은 안성시로 안성 아양지구B-3-1BL 영무예다음 1개 단지에서 1순위 청약 경쟁률 0.01대 1(282가구 모집, 3건 접수)에 그쳐 모든 타입에서 미달했다. 이어 여주시(0.12대 1), 수원시(0.22대 1), 용인시(0.46대 1), 강화군(0.64대 1), 양주시(0.72대 1), 김포시(0.76대 1) 등이 뒤를 이었다.
수원은 ‘북수원이목지구 디에트르 더 리체 Ⅱ’ 1개 단지에서 청약을 진행했다. 공공택지에서 공급됐지만, 인근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로 1순위 청약에서 미달했다. 해당 단지는 전용 84㎡ 기준 최고 11억4087만원의 분양가가 책정돼 인근 단지 대비 분양가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 1순위 청약에서 1678가구 모집에 364건 접수에 그쳤다.
용인은 처인구에서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2·3단지’, ‘힐스테이트 용인마크밸리’ 등 3개 단지에서 청약을 진행했다.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였고 처인구가 용인 내 비인기 지역으로 꼽히는데 대단지 물량이 나오면서 3개 단지 모두 1순위 청약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용인 처인구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분양 당시 문의는 꽤 들어왔지만 분양가가 높아 문의하는 수요자들도 적극적으로 매매 의사를 밝히진 않았다”며 “경기도 워낙 안 좋고 시장이 침체돼 동네 분위기가 조용하다. 동탄만큼 인프라가 갖춰진 것도 아니라서 청약시장도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서울 접근성이 좋은 의왕과 최근 청약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동탄신도시 공공택지에서 분양을 진행한 화성은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의왕은 ‘제일풍경채 의왕고천’ 1개 단지에서 분양을 진행했는데 165가구 모집에 3560건 접수되면서 2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고, 후분양 단지로 신속한 입주가 가능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의왕시청 등 주요 공공기관이 인근에 위치한 입지와 서울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화성은 ‘동탄 포레파크 자연앤 푸르지오’, ‘동탄 꿈의숲 자연앤 데시앙’ 등 2개 단지에서 청약을 진행해 1순위 평균 5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동탄 포레파크 자연앤 푸르지오’는 351가구 모집에 2만6372건 접수돼 평균 75.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6·27 부동산 대출 규제 시행으로 주택담보대출 등이 제한되면서 하반기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서울의 공급 부족이 예상되고, 대출규제도 시행되면서 수도권으로 수요 분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대출규제로 집을 사기가 어려워질수록 선별 청약 분위기가 강해져 서울 접근성이 좋고 교통,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으로 수요가 몰릴 것이다. 그렇지 않은 지역은 지금도 이미 미분양이 쌓여있는데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