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 주요 건설사 중 DL이앤씨(375500), HDC현대산업개발(294870), GS건설(006360)의 실적 회복세가 기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DL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0% 넘게 영업이익이 늘어나며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 원가율이 높은 공사가 줄면서 수익성 개선이 완만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반면 삼성물산(028260), 삼성E&A(028050), 현대건설(000720), 대우건설(047040) 등은 실적이 전년보다 20~40% 가까이 악화할 전망이다.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올해 첫 성적이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대다수 건설사들은 이달 말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 시내 아파트 신축 현장 모습. / 연합뉴스

10일 건설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곳 이상의 증권사가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건설사 중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가장 많이 늘어날 전망인 곳은 DL이앤씨다. DL이앤씨는 1분기 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 동기(609억원)보다 47.8%(291억원) 늘어난 수치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랜트 부문 성장이 주택부문과 자회사 DL건설의 매출 감소를 메워낼 것”으로 분석하면서 DL이앤씨의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매출 원가율(판매가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공사가 끝나면서 원가율이 낮아지는 것이 DL이앤씨 수익성 개선의 주된 이유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DL이앤씨는 1분기에 원가율 90~100%에 달하는 공사현장 4곳을 준공했다. DL이앤씨 관계자도 “올해 원가율이 높았던 현장들이 대부분 정리돼 이익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1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96억원이다. 전년 동기(416억원)보다 43.3% 늘어난 수준이다. 주요 대형 건설사 중 1분기 영업이익이 40% 넘게 늘어날 전망인 곳은 DL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 2곳뿐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영업이익 회복이 기대되는 이유는 서울 노원구 월계동 광운대역세권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되고 있는 서울원 아이파크 분양대금이 이익으로 연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사업비 4조5000억원을 들여 옛 성북역(현 광운대역) 철도 물류기지 부지에 공동주택, 레지던스, 상업시설, 휴게공간 등을 짓고 있다. 서울원 아이파크는 노원구 화랑로45길 145 일원에 지하 4층~지상 49층, 8개 동, 총 3032가구로 조성된다. 하나증권은 서울원 아이파크로 인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4200억원으로 추산했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원 아이파크의 분양률은 90% 선이다.

GS건설도 1분기 영업이익이 3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705억원보다 28% 늘어난 903억원이다.

반면 전년보다 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건설사도 있다. 지난해 연간 1조22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현대건설(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 포함 연결기준)은 올해 1분기 18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7.6% 줄어든 수준이다. 대우건설도 2024년 1분기에 11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는 영업이익이 834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E&A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5.8% 줄어든 1763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물산의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6.4% 감소한 6670억원으로 전망됐다.

그래픽=정서희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부 건설사는 1분기 실적이 개선됐지만, 아직 전반적인 업황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상황으로 판단한다”면서 “다수의 건설사가 이익이 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산업정책연구실 실장은 “10대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원가율 개선이 차츰 이뤄지는 상황이지만 미국발 대외 불확실성이 워낙 커 수주 산업인 건설업의 업황도 낙관하기만은 어렵고 건설사 이익 개선 시기도 가늠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주요 건설사들 대부분은 이달 말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오는 25일을 전후해 실적을 공시할 계획이다.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대우건설이 29일에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고, 30일에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실적을 공시한다. 삼성E&A도 이달 말 실적 공개가 예정돼 있다.